"몰입(沒入·flow)이란 삶이 고조되는 순간에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행동이 이뤄지는 느낌입니다. 동양에서 말하는 '물아일체(物我一體)'나 '무아경'과도 같은 개념이죠. 그 상태가 지나고 나면 사람은 자신이 진정한 행복감에 젖어들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몰입의 대가(大家)'로 알려진 헝가리 출신의 미국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Csikszentmihalyi·73) 클레어몬트대 석좌교수가 한국을 찾았다. 그는 24일부터 이틀 동안 한국심리상담연구소와 좋은인간관계학회 주최로 성균관대 새천년홀에서 열리는 강연회(02-790-9361~2)를 갖는다. 마틴 셀리그먼(Seligman)과 함께 '긍정 심리학'을 창시한 그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저자' 중의 한 사람으로 꼽았던 인물이며, 그의 저서 '몰입의 즐거움(Finding Flow)'은 국내에서 8년 동안 20만 부가 팔렸다.
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몰입은 문화적·종교적 차이와 직업의 종류를 떠나서 사람들에게 내적인 즐거움과 보상을 가져오는 것이며, 개개인의 자아와 잠재적인 기회를 넓혀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떻게 하면 몰입을 할 수 있을까? "자기가 하는 일의 결과나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를 걱정하게 되면 몰입하기 어렵습니다. 과제가 너무 쉬워도 예측가능하고 지루해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난이도가 있어야 합니다." 그는 몰입을 위해서는 ▲그 일에 대한 재능 ▲분명한 목적의식 ▲일의 결과에 의한 반응(feedback)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에서 출간된 '몰입의 경영(Good Business)'에서 그는 이 개념을 경영 현장에 접목시켰다. "해야 할 일이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반응이 즉각적인 직장이야말로 오히려 몰입이 쉬운 곳입니다." 회사의 목표가 직원들에게 전달되고 의사소통이 원활할 때 기업 전체의 '몰입'이 이뤄지게 되고, 사람들은 직장을 위해 자발적으로 행복하게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나친 몰입은 부작용을 낳게 된다고 그는 경고했다. "일 중독증에 걸린 사람은 업무가 끝나면 갑자기 허탈감을 느끼게 되지요. 그걸 막기 위해선 몰입의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에 몰입하다가도 그걸 잠시 접고서 여가에 몰입할 수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