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4년 세종 때 장영실이 만든 자격루(自擊漏)가 573년 만에 복원됐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소재구)은 21일 건국대 산학협력단(총괄책임 남문현)이 중심이 돼 복원한 자격루를 공개했다. 자격루는 물시계, 그리고 정해진 시간마다 이를 알려주는 자동시보(時報) 장치로 구성됐다. 일정하게 흘러서 고인 물이 정해진 시간이 되면 쇠구슬을 움직여 시보장치를 작동시키는 구조. 덕수궁에 있는 자격루는 조선 중종 때 제작된 것으로, 현재 물항아리 등 일부만 남아 있다.
복원된 자격루는 2시간 간격의 시(時), 그리고 대략 90분 간격의 경(更), 18분 간격의 점(點) 등에 따라 각각 종과 북, 징을 자동으로 울린다. 고궁박물관은 “시험 가동한 결과 오차는 하루 3~5분 정도”라고 말했다. 자격루는 오는 28일부터 재개관하는 고궁박물관 지하 1층에서 볼 수 있다. (02)3701-7651
자격루 작동원리
1. 대파수호(大播水壺·물을 일정한 양으로 흘리는 첫 번째 항아리)→ 2. 중파수호→ 3. 소파수호→ 4. 수수호(受水壺·소파수호에서 흘러온 물을 받는 항아리)→ 5. 잣대(매 2시간을 나타내는 눈금과 절기에 따라 시간이 조금씩 달라지는 경(更)·점(點)을 나타내는 눈금이 있다. 춘분과 추분에 1경은 90분, 1점은 18분이다)→ 6. 동판(수수호에 담긴 물의 높이에 따라 잣대가 위로 올라가면서 동판에 담긴 구슬이 움직이게 된다. 동판은 매 2시간을 알리는 구슬을 담은 동판과 경·점을 나타내는 구슬을 담은 동판으로 나뉜다)→ 7. 자격장치궤(동판에서 흘러온 구슬이 궤의 내부로 들어가 매시간과 경·점을 나타내는 장치를 작동시킨다. 사시신(司時神)은 2시간마다 종을 쳐서 시간을 알린다. 이때 쥐와 소 등 해당 시간을 상징하는 12지 인형이 등장한다. 사경신(司更神)은 북을 쳐서 경을 알리며, 사점신(司點神)은 징을 쳐서 점을 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