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철 울산지검장

검찰은 19일 ‘삼성 비자금과 로비 의혹’ 사건을 수사하기 위한 ‘특별수사·감찰본부’의 본부장으로 박한철(54·사법시험 23회) 울산지검장을 임명했다. 박 본부장은 2~3일 내에 검사와 수사관 등 특별본부의 수사진을 구성할 계획이다.

대검찰청 김경수 홍보기획관은 이날 브리핑을 갖고 “박한철 검사장이 공정성과 업무능력을 함께 갖춘 특별본부장으로서 이 사건 수사를 위해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판단해 검찰총장이 임명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임채진 검찰총장 후보자 등 일부 검찰 간부들이 삼성그룹의 관리대상자였다는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의혹이 증폭되자, 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하는 특별본부를 만들기로 했다고 15일 밝혔었다.

특별본부는 서울고검과 서울중앙지검, 서울 동·남·북·서부지검 등 대검찰청을 제외한 서울시내에 있는 검찰청사에 사무실을 갖출 계획이다. 특별본부의 수사진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 기획관은 “2001년 이용호 게이트 ‘특별감찰본부’의 경우 본부장을 포함해 검사 6명과 직원 10여 명 등 20명이 안 됐지만, 이번은 ‘특별수사·감찰본부’이므로 당시보다는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2005년 10월 서울중앙지검 3차장 시절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 사건을 지휘해 전·현 에버랜드 사장에 대한 1심 유죄선고를 이끌어냈고, 황우석 교수 논문조작·브로커 윤상림 사건 등을 지휘했다. 임 후보자와는 서울대 법대 동기이다.

박 본부장은 이날 “중차대한 직책을 맡아서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그는 또 “누구라도 맡아서 신속하게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야 하는 만큼 비장한 각오로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