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불법 비자금 조성 의혹'을 제기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로비방법을 임원진들에게 설명하는 등 정·관계 로비에 직접 개입했다고 밝혔다고 1일 MBC가 보도했다.
사제단 김인국 신부는 MBC와 인터뷰에서 "이 회장이 임원들에게 '돈 대신 최고급 포도주를 선물해라. 여간해선 돈을 받지 않는 어떤 여성 정치인에게는 돈 대신 다른 방법을 써라' 등 직접 로비 지침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러한 로비 지침은 이 회장으로부터 삼성 고위 간부에게 서류 형태로 직접 전달됐다고 MBC는 보도했다.
사제단 측은 전 삼성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 출신 김용철 변호사를 통해 해당 지침서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김 신부는 김 변호사의 말을 인용해 "(검찰) 소년부장 하던 사람이 특수부장으로 승진해서 (김 변호사가) 회장님 선물을 전달하니까 '왜 이제 갖고 오느냐'고 말했다"며 당시 뇌물을 받았던 인사들의 부족한 죄의식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방송을 통해 주장했다.
사제단은 오는 5일 오후 2시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의 비자금 조성경위와 로비활동 시 고려해야 할 지시사항 등이 적힌 삼성그룹 내부문건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엔 김 변호사 또한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진실을 위해선 내 비리도 털어놓겠다. 옳은 일 그른 일 전부 정리하고 싶다. 어차피 공개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제단과 김 변호사가 제기하는 의혹에 대해 삼성그룹 기획홍보팀 김정석 차장은 "삼성그룹은 (고위 관리들을) 결코 관리하라고 한 적이 없다"면서 "(김 변호사의 주장은) 허무맹랑한 주장"이라고 말했다고 방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