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헤라클레스' 심정수가 '로보캅'으로 거듭났다. 프로 스포츠 종목 중 어느 누구도 이렇게 단기간에 핵심 부위에 골고루 수술을 받은 사례는 없다.
올시즌 생애 처음으로 홈런, 타점왕에 오른 삼성 심정수가 또 다시 몸에 칼을 대 화제가 되고 있다.
심정수는 지난달 23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상트요셉병원에서 왼쪽 무릎 수술을 받았다. 지난 6월부터 통증이 계속돼 시즌 종료 후 정밀 검진을 받고 결국 칼을 대기로 결정한 것이다. 지금은 병원측에서 마련해 준 프로그램에 따라 현지에서 재활을 진행 중이다. 지난 주에는 부인과 두 아들 등 가족들 모두 독일로 건너가 재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로써 심정수는 상-하의 주요 관절 부위인 좌-우 어깨와 좌-우 무릎에 모두 수술을 받은 프로 스포츠 유일의 선수가 됐다. 지난 2004년말 FA로 현대에서 삼성으로 옮긴 심정수는 최근 2년간 무려 4차례나 수술대에 누웠다. 양쪽 어깨와 무릎에 수술 자국이 선연히 남아 있다. 옷을 벗겨보면 단단한 근육질 사이사이에 남은 수술 자국이 특수효과가 돋보였던 80년대 SF 영화 '로보캅'을 연상시킨다.
2005년 삼성 이적 첫 해 심정수는 오른쪽 어깨 통증을 참아가며 28홈런 87타점으로 나름대로 이름값을 해냈다. 결국 그해 11월 미국 LA 조브센터에서 어깨 관절경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이듬해 왼쪽 어깨와 오른쪽 무릎에 이상이 생겼다. 시즌 초부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두 부위에 대한 수술을 연속으로 받았다. 5월 조브센터에서 관절경 수술을 통해 뼛조각을 제거했고, 열흘 후에는 독일로 건너가 무릎 슬개골 염증 제거 수술을 받았다.
심정수는 현대 시절에도 두 차례의 수술을 받은 바 있다. 게임 도중 투구에 얼굴을 맞아 왼쪽 광대뼈 함몰로 수술을 받았고, 시력이 좋지 않아 라섹 수술을 받기도 했다.
어느 종목을 막론하고 심정수처럼 몸에 칼은 많이 댄 선수도 없다.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기 위해 수술 이외에는 심정수에게 대안은 없었다. 그런 심정수의 투혼에 박수가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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