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구조본)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그룹이 현직 검찰 주요 간부 40여명에게 명절 ‘떡값’ 등의 명목으로 직급에 따라 한 번에 500만~1000만원씩 정기적으로 건넸다고 주장했다고 한겨레신문이 1일 보도했다.
김 변호사는 지난 27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삼성이 구조본 차원에서 부장검사급 이상 검찰 간부 40여명에게 추석이나 설 ‘떡값’과 휴가비 명목으로 정기적으로 돈을 건넸다”며 “대략 한 번에 500만원씩 건넸는데, 검사장급은 1천만원 이상 건네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지방 검찰청의 주요 간부들은 삼성 계열사에서 별도로 관리했다. 하지만 절대로 돈을 안 받는 사람도 있고, 상품권이나 호텔숙박권 등만 받은 사람도 있다”고 덧붙였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김 변호사는 “돈 전달에는 검찰 간부들과 학연·지연 등 도저히 거절할 수 없는 인연으로 얽힌 삼성 임원들이 주로 동원된다”며 “처음에는 자기 돈을 주는 것처럼 하다가, 나중에 익숙해지면 ‘사실은 회장님이 주신 돈’이라고 밝힌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또 “삼성 구조본이 검찰을 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은 연간 10억원 정도에 이른다”며 “처음에는 대개 거절하지만, 현금인데다 삼성 돈을 받으면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 나중에는 받게 된다”고 말했다고 한겨레신문은 전했다.
김 변호사는 CBS와의 전화통화에서도 이같은 내용을 확인한 뒤 “돈은 추석과 설, 그리고 여름휴가를 즈음에 전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일부 검사는 ‘왜 이제가져왔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고,처음에는 꺼리던 검사들도 이후에는 노골적으로 요구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떡값 검사’ 명단을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측에 넘겼으며 사제단은 김 변호사와 그 공개 여부와 시기를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