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의원 등 국정감사단 일행은 22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7개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를 벌였다. 감사를 받은 기관은 대덕특구지원본부, 기초기술연구회,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천문연구원, 한의학연구원, 국가핵융합연구소, 과학기술연구원 등 7개였다.
국회 및 피감기관 관계자들은 감사가 끝난 뒤 생명공학연구원에서 3㎞쯤 떨어진 대전 유성구의 한정식집(삼복가든)과 고깃집(모란정)으로 이동해, 오후 7시쯤부터 저녁식사를 시작했다. 저녁 자리에 참석한 국회의원은 임인배 과기정통위 위원장을 비롯, 한나라당 김태환·김희정·신상진, 대통합민주신당 홍창선, 국민중심당 류근찬 의원 등 6명이다.
이들 일행은 한정식집에 80여 명, 고깃집에 90여 명씩 나뉘어 들어가 2시간여 동안 술을 곁들인 저녁식사를 했다. 한정식집에서는 국회의원, 피감기관장, 과학기술부 고위 간부, 의원 보좌관, 입법조사관, 속기사 등이 1·2층에서 식사를 했다. 고깃집에는 과기부와 피감기관의 여타 실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저녁 식비는 총 700여만 원에 달했고, 이 비용은 피감기관들이 법인카드로 나눠 결제했다.
저녁식사가 끝난 밤 9시쯤 한나라당 임인배·김태환 의원, 국민중심당 류근찬 의원 등 3명은 식당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인 인근 알프스호텔 2층 단란주점(뉴알프스)으로 자리를 옮겨 술자리를 가졌다. 잠시 후 이곳에 박인철 대덕연구개발특구 이사장, 유희열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 이상기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원장, 금동화 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등 4명의 피감기관장들이 들어와 동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임 위원장은 “피감기관 사람들이 찾아온 뒤 류 의원이 먼저 나갔고, 조금 있다가 김 의원과 나도 숙소인 리베라호텔로 돌아왔다”며 “성매매 등은 전혀 없었다”고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의혹을 적극 부인했다.
류 의원측 관계자는 “술자리를 한 지 20분쯤 후 류 의원이 당내 도당 관계자와 연기군수 공천문제 등을 상의하기 위해 먼저 술자리를 나왔다”고 설명했다.
생명공학연구원 노영희 기획부장은 “저녁값은 한정식집에서 400여만 원, 고깃집에서 300여만 원 정도 나와 피감기관들이 나눠 결제했다”며 “단란주점에서는 류 의원이 떠난 지 40분쯤 뒤인 밤 10시쯤 임인배·김태환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떠났으며 기관장들도 곧 자리에서 일어났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금동화 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의 차를 얻어 타고 주점에서 숙소인 리베라 호텔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의원들이 묵었던 리베라호텔측은 “그날 오후 9시30분쯤 임 의원 보좌관이 임 의원의 12층 객실 키를 받아갔으나 그 시간에 임 의원이 입실했는지 여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의원들이 찾은 주점 주인 정모(37)씨는 “그날 양주 3병과 맥주 등을 먹어 술값은 68만원 정도 나왔고, 당일 결제하지 못해 다음날 피감기관 직원이 찾아와 지불했다”며 “당시 그들이 국회의원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26일 모 신문은 국회의원들이 A단란주점에서 술을 마시고 일부가 여성도우미와 모텔로 2차를 나갔다고 보도했으나, A단란주점 업주 윤모(여·48)씨는 “22일 밤 단체손님이 온 기억이 없고 다만 24일과 25일에 의원보좌관이라고 자칭한 3명이 찾아와 술을 마셨다”며 “이들이 엊그제 온 단체손님들이 다음주에 또 올 예정인데 술값이 얼마 정도 되느냐 등을 자세히 캐물어 통상적으로 답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윤씨는 “이들이 간 이후 영업장부가 사라진 것 같아 세무서 직원들인 줄 알았다”며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