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10명 중 8명 정도는 어렸을 적 엉덩이나 어깨 등에 있었던 푸른색의 몽고반점을 기억할 것이다. 대부분 나이가 들면서 크기가 작아지거나 없어지게 돼 큰 문제로 남지는 않는다.
그러나 몽고반점의 특징을 알면서도 막상 아이를 낳아 몸에 반점이나 점이 있는 것을 보면 당황하게 되는 때가 많다.
점 중에는 몽고반점처럼 자연스럽게 여겨질 수 있는 점도 있으나 점의 모양을 한 피부질환일수도 있으며 때로는 나이가 들수록 커지거나 몸에 다른 이상을 초래하기도 하기 때문.
특히 빨간색의 혈관종은 입이나 눈 주위 등에 크게 생길 경우 늦지 않은 치료가 요구되기도 한다.
◇ 피부 종양인 혈관종, 신생아 1% 정도에서 발견
혈관종은 흔히 ‘빨간 점’이라고 부르는 소아에게 가장 흔한 피부 종양으로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커다란 반점이나 혹을 형성하는 것이며 보통 신생아의 1% 정도에서 발견된다.
색상은 분홍색에서 암적색까지 여러 가지로 나타날 수 있으며 크기 또한 아주 작은 것에서 얼굴 전체를 덮을 정도로 큰 것까지 다양하다.
이 중 혈관종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혈관이 뭉쳐 돌출된 모양이 딸기처럼 생긴 딸기 혈관종인데 주로 7세 전후로 없어지게 된다.
해면상 혈관종도 있는데 딸기 혈관종에 비해 피부 깊숙이 발생하지만 주로 시간의 경과에 따라 자연적으로 사라진다.
이처럼 혈관종의 종류는 여러 가지지만 보통 점의 크기는 2살까지 커지며 10세 정도까지 기다려보면 점이 서서히 없어지고 있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반면 일부에서는 전혀 없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점이 계속 커질지 아니면 작아질지는 확실히 알 수 없으므로 기다렸다가 점이 잘 없어지지 않고 미용상으로 두드러질 때는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 혈관종도 위험할 수 있다?
혈관종 중에서도 위치에 따라 꼭 치료가 요구되는 때도 있다.
중앙대 용산병원 피부과 김명남 교수는 “혈관종이 입 주위나 눈 주위에 작지 않은 크기로 생기면 먹거나 보는데 지장을 받아 발육이나 시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대한소아과학회 신손문 전문위원은 “후두나 심장에 생기는 경우에는 생명에 직접 위협이 되기도 하며 해면상 혈관종이 큰 경우에 출혈성 경향이 생기는 카사바흐-메리트 증후군이 동반될 수 있어 이런 경우에는 여러 가지 약물요법으로 치료하기도 한다”고 조언한다.
이와 함께 태어날 때부터 보이는 선천성 모반은 흑색종으로의 악성변화의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 경우 외모상의 이유 뿐 아니라 건강상의 이유에서라도 정확한 진단과 관찰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흑색종은 악성도가 높은 종양이기 때문에 이 같은 악성변화를 방지하기 위해 수술이 요구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 경우 수술 후에 피부 이식이 필요해 흉터 등의 우려가 있으므로 수술의 시기 등은 전문의와 상의해 논의해야 한다.
한편, 뉴욕소재 레이저 피부수술 센터의 차파스 박사는 최근 '포도주 자국(port wine stains)'이라 불리는 선천성 반점을 가진 아이들에게 있어서 본인이 이와 같은 반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때 조기 치료를 해 주는 것이 좋다고 밝힌 바 있다.
포도주 자국은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얇고 편평한 반점으로 치료를 미룰 경우 이와 같은 포도주 자국을 가진 아이들의 약 3분의 2에서 반점이 두꺼워져 결국 혈관종으로 발전하게 돼 결국 치료가 어려워지는 질환.
차파스 박사팀은 최근 출생 후 6개월이 지나지 않은 포도주 자국을 가진 51명의 아이들에 대한 치료 후 치료 전과 치료 1년 후 병변의 사진을 비교한 결과, 선천성 반점 부위의 88.6%가 제거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