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채 고립된 생활을 해온 아마존 토착 부족이 한 생태학 연구팀에 의해 우연히 페루 아마존 정글에서 발견됐다.
BBC 10월4일 보도

전 세계 산소 중 25%를 생산하는 '지구의 허파' 아마존 열대우림. 5만5000종의 식물이 살고 있는 그 울창한 밀림은 총 면적 550만㎢로, 세계 전체 육지 면적의 5%를 차지한다. 남아메리카 대륙의 약 40%, 브라질 국토의 60%를 차지하는 등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한다.

이 열대우림 사이를 굽이치며 흐르는 아마존 강 역시 페루의 안데스 산맥에서 시작하여 브라질을 지나 대서양까지 맞닿아 있는, 전체 길이 약 6400㎞의 거대한 강이다. 실제로 비행기를 타고 2~3시간 동안 상공을 날아도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드넓다.

브라질의 국립인디오보호재단(FUNAI)에 따르면, 현재 브라질에는 총 35만8000 명에 달하는 215개의 원주민 부족이 살고 있다. 이 수치에는 외지인과의 접촉을 피해 스스로 고립된 생활을 선택한 원주민 부족의 수는 포함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아마존 원주민의 수는 10만~19만 명. 63개 이상의 토착 부족이 외지인들의 눈을 피해 깊은 정글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는 원주민 부족 중 현재까지 브라질 국립인디오보호재단에 의해 그 소재가 파악된 부족은 총 4개이다. 20년 전 발견된 조에족, 8년 전 발견된 코루부족, 5년 전 발견된 카노에족과 아쿤츠족이 그들이다.

그렇다면 왜 그들은 고립된 생활을 선택해야 했던 것일까? 무엇이 그들을 아마존 밀림 속으로 몰아갔던 것일까?

아마존 원주민 부족들이 고립된 생활을 자청하고 나선 것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16세기 이전 거대한 아마존 밀림의 주인으로 자유로운 생활을 누렸던 원주민 부족들은 유럽인들의 도착과 함께 정처 없는 떠돌이 생활을 시작해야만 했다. 아마 그들 중 누구도 5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자신들의 방랑생활이 지속되리라곤 생각지 못했을 터이다.

브라질에 살고 있던 수만 명의 원주민들은 신대륙에 도착한 유럽인들과 직·간접적인 접촉을 하게 되면서 여러 가지 질병과 노역에 시달리게 됐다. 유럽인들의 착취와 그들에게서 전염된 질병으로 인해 희생자가 늘어나면서 부족 전체가 멸종될 위기에 처하게 되자, 원주민들은 결국 스스로 살던 마을을 등졌다. 외지인들을 피해 깊숙한 밀림 속으로 숨어들어간 것이다.

유럽인들이 옮긴 질병은 대부분이 감기, 홍역, 백일해와 같은 경미한 질환들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평범한 질병조차도 면역력이 없었던 원주민들에게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1500년 포르투갈인들이 신대륙을 발견할 당시 약 1000만 명에 달했던 브라질 원주민들은 정복자들의 식민지배가 지속되면서 차츰 자신들이 설 땅을 잃게 되었고, 각종 질병마저 그들의 생존을 위협하게 되면서 고작 55만 명 남짓한 수만 살아남게 됐다.

오늘날 브라질 정부는 국립인디오보호재단(FUNAI)을 설립, 원주민 보호 지역을 지정하여 국가적 차원의 특별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1987년부터 스스로 고립된 생활을 선택한 원주민 부족들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특별팀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그 활동은 여전히 미미하다.

현재 아마존 지역에서는 농경지 개간 및 벌목사업을 위해 외지인들이 밀림 깊숙한 곳까지 경제활동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결국 이들을 피해 외딴곳을 찾아 이주해가는 원주민들의 수도 함께 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최근 이 지역에서는 벌어지고 있는 심각한 환경파괴 문제와도 무관하지 않다. 한두 해 사이 브라질과 볼리비아 국경 근처 200만㎢ 면적의 아마존 밀림지역에서는 농경지 및 목초지를 늘리기 위한 고의 화재가 1만여 건이나 발생했다. 2005~2006년 사이 불법 벌목으로 인해 파괴된 삼림 면적만 무려 1만4000㎢에 달한다. 원주민 부족들의 생계는 이로 인해 더욱 위협 받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