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년간 자리를 지켜온 KBS 1TV 농촌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극본 양근승, 연출 염현섭)가 아쉬운 마지막 방송을 했다.
지난 1990년 우리 농촌의 따뜻한 사람들을 등장시켜 훈훈하고 살 냄새 물씬 풍기는 농촌드라마로 안방극장을 찾아왔던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가 방영한지 어느덧 17년이 지났고 이제 종영을 했다.
17년간 방송되는 동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는 세 번의 변신을 시도했다. 1990년 9월 9일 김포를 배경으로 한 첫 방송. 김상순, 서승현, 김인문, 전원주를 비롯해 톱스타로 성장한 고현정이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의 1기로 활동했다.
이후 1998년 9월 '사람사는 동네'를 시작으로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의 제2기가 막을 열었다. 강화도로 장소를 옮겨 시작한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2기에는 이제는 고인이 된 김무생과 남능미, 박인환, 손현주, 이상인을 비롯해 1기 멤버 천호진, 조민수가 함께 했다.
그리고 2001년 3월 518화를 시작으로 제3기가 막을 열었다. 백일섭, 윤미라, 김성겸, 전원주가 등장해 충북 진천에서 촬영된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3기는 7년여간 방송되며 10일 852회 방송분인 '가을 속의 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마지막회 방송에서는 치매가 심해진 덕보(김성겸 분)가 농다리를 건너다 안타깝게 죽음을 맞고 눈물로 아버지를 보내다 잠이 든 태민(백일섭 분)은 꿈에서마나 아버지와 연실(전원주 분)의 결혼에 찬성하며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오랜 시간 시청자들의 곁을 지켜온 방송이기에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의 종영은 드라마의 제작진과 출연자들 못지 않게 시청자들의 아쉬움도 무척 크다.
많은 시청자들은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의 게시판을 통해 종영의 아쉬움을 전하고 있다. 특히 아이디 gopoint76을 쓰는 한 시청자는 "유일했던 농촌드라마의 종영이 무척 아쉽다"면서 "방송을 보며 함께 울고 웃었다. 동네 장터에서 이웃을 만나 사는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느낌의 드라마였다. 그동안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는 글을 남기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17년의 긴 시간을 방송했기에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를 보면서 자랐다는 시청자들도 적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의 퇴장은 여러 세대에 다른 느낌의 아쉬움을 주고 있다.
사람이 그리울 때 그들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고 '이런 게 사람 사는 이야기'라는 느낌을 안겨 준 이 드라마는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퇴장하는 만큼 배출해낸 스타도 많다.
배우들 하나 하나의 노력이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를 만들어낸 것만큼 출연배우들은 다들 큰 사랑을 받았지만 특히 고현정, 손현주, 이상인 등이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를 통해 높은 인기를 얻었다. 이들 뿐 아니라 2005년 작고한 김무생과 현재 중풍으로 투병 중인 김인문 등 여러 중견 배우들과 제작진의 노고가 바로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의 긴 역사를 이뤄낸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17년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집필해온 72세의 최고령 현역 작가 양근승 작가의 열정도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다.
최장수 농촌드라마로 한 자리를 지켜온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는 이제 작별하지만 그 뒤를 새로운 농촌드라마 '산 넘어 남촌에는'이 방영될 예정이어서 농촌드라마의 명맥은 계속 이어갈 참이다. 오는 26일 첫 방송된다.
- Copyrights ⓒ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