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날씨예보의 정확도를 둘러싸고 최근 많은 논란이 있었다. 비가 올 것으로 예측했는데 비가 오지 않거나, 예보에 없던 갑작스런 폭우가 쏟아져 시민들을 당황케 하는 일들이 벌어졌다. 날씨 예보의 정확도를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러 방안이 있겠지만, 우선은 관측(觀測) 장비를 정비하고 확충해 지금보다 훨씬 양질의 기상자료를 생산해 낼 필요가 있다. 기상예측의 출발점은 바로 관측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539개의 자동지상관측망과 대기 상층의 기상상태를 관측하는 7개소의 고층(高層) 기상관측소가 있다. 이들 관측장비들이 생산한 자료는 풍향과 기압, 기온 같은 일기도를 그리는 토대가 되고, 슈퍼컴퓨터를 이용하여 미래기상을 예측하는 수치예보의 초기 입력자료로 쓰인다. 여기에 위성, 레이더 같은 원격탐사자료들이 더해져 입체적인 관측장치가 가동되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우리나라의 기상관측망이 잘되어 있는 것 같지만 보완해야 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현재의 자동지상관측망에 대한 유지, 보수관리가 필요하다. 더러 관리가 부족해 양질의 자료를 확보할 수 없는 일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층기상관측망은 현재 7개소에서 더욱 확대돼야 한다. 우리나라의 날씨는 지형 특성상 산악의 영향에 크게 좌우되므로 중부 내륙의 산악지방에 대한 고층 기상자료가 절실한 상태다.
특히 중국과 서해상의 관측자료 확보에 서둘러 나서야 한다. 예를 들어 저기압이 중국 양쯔강 유역으로부터 서해를 거쳐 발달하면서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양쯔강 유역과 서해상에 대한 기상관측 자료가 생산돼 날씨 예보에 활용된다면 예보정확도를 지금보다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서해상에 관측용 부이(buoy·부표)가 2개에 불과해 관측 공백 지역이 많은 상태다. 기상청에 날씨 예보 정확도를 높이라고 요구만 할 게 아니라 실질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