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왕과 나'에서 김처선역을 맡은 오만석.

영화 '왕의 남자'와 드라마 '왕과 나'에 등장하는 내시 김처선은 일곱 임금을 모신 내시로 유명하다.

세종부터 연산군까지 시대의 굴곡과 함께 한 그의 삶은 역사를 대변할 만큼 파란만장하다.

그는 세종의 뒤를 이은 문종 때 유배됐다가 단종 즉위후 복직했지만, 단종 3년 금성대군의 옥사에 연루돼 삭탈관직 당하고 관노로 전락했다. 세조 3년 다시 궁궐로 돌아왔고, 세조 6년 원종공신 3등에 책록됐다.성종 때는 김처선이 의술로 대비의 병을 고쳐 정2품인 자헌대부에 이를 정도로 고위 내시가 됐다.

영화 '왕의 남자'에서는 장항선(오른쪽)이 김처선역을 맡아 열연했다.

그러나 연산군 즉위후 김처선은 비참한 말로를 맞이한다. 국정은 살피지 않고 엽색행각을 벌이는 연산군에게 직언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처선이 연산군에게 "이 늙은 신이 일곱 임금을 섬겼고, 경서와 사서를 대강 통하지만 고금에 상감과 같은 짓을 하는 이는 없었습니다"라고 직간했다.

이에 화가 난 연산군이 화살로 처선의 갈빗대를 맞추고, 김처선이 간언을 그치지 않자 다리를 자른 후 처선에게 일어나 걸으라고 명했다. 그의 혀를 뽑아 자르기도 했다. 나중에는 처선의 배를 갈라 창자를 꺼내고 시체를 호랑이에게 먹이로 줬다.

이후 연산군은 김처선의 재산을 몰수하고 집을 연못으로 만들고 양자와 7촌의 친족도 모두 사형시킨다. 본관을 없애고, 부모의 묘를 파헤치기까지 했다. < 박종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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