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현(오른쪽)과 최홍만이 2003년 12월 세라젬배 천하장사씨름대회 결승전에서 힘을 겨루고 있는 모습. LG투자증권 소속이던 최홍만은 김영현을 꺾고 처음으로 천하장사에 올랐다.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2년말 당시 민속씨름 LG투자증권씨름단은 중대 결정을 앞두고 있었다.

절정기에 있던 김영현을 두고 또 다른 '젊은 골리앗' 최홍만 영입에 열을 올렸던 것이다. 이듬해 최홍만이 입단하자 FA(자유계약선수)였던 김영현은 신창건설로 팀을 옮겼다.

정해진 수순이었지만 LG투자증권씨름단이 김영현을 '팽시켰다'는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김영현 역시 최홍만의 영입이 결정되자 "나가라고 하지 않아도 이미 다른 길을 모색하고 있었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최홍만이 민속씨름에 등장하기 이전부터 둘은 라이벌이었다.

'원조 골리앗'과 '테크노 골리앗'은 이후 3년간 모래판을 평정했다. 일각에선 '기술이 없고 버티기로 일관하는 거인들 때문에 씨름 인기가 시들해진다'고 지적했지만 둘을 당해낼 다른 장사는 없었다.

두 '골리앗'의 맞대결 전적은 김영현이 8승5패로 앞서 있다.

세월은 흘렀고 씨름단이 하나 둘 해체됐다. 갈곳이 없었던 최홍만은 K-1에 진출해 승승장구했다. 1년간 쉬었던 김영현도 다음달 K-1 서울대회에서 데뷔전을 치른다.

종목은 바뀌었지만 둘은 여전히 라이벌이다.

김영현은 격투기로 전향하면서부터 "최홍만은 넘어야 할 상대다. 최홍만과의 맞대결이 기대된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이에 최홍만은 "김영현이 K-1에 잘 적응하길 바란다"고만 짧게 대꾸했다.

최홍만은 맞대결 언급을 피했다. 격투기계에선 커리어를 쌓은 자신과 김영현이 같은 처지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최근 최홍만의 말단비대증 논란에서도 둘의 신경전은 계속됐다. 김영현은 "나 역시 말단비대증이었으나 지금은 말끔히 수술을 받았다"며 자신은 논란에서 자유로움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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