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에도 강릉 경포해수욕장은 1000만명에 가까운 피서객이 찾았다. 동해안 최고의 관광지라는 이름값을 한 셈이다. 바다, 호수, 송림이 어우러진 풍광은 여전히 외지 사람들의 발길을 이끈다. 그러나 과거와 비교하면 평판은 점점 떨어진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명소이지만, 그만큼 쇠락한 모습도 쉽사리 지워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관광도시 강릉의 핵심이지만 약점이 누적된 경포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한 리모델링 작업이 한창이다.
경포 해수욕장, 경포호(鏡浦湖), 경포대(鏡浦臺) 등을 포함하는 강릉 경포 일대는 자연공원인 ‘경포도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그러나 25년 동안 공원으로 묶여 있다보니 관광·위락시설의 개발은 억제됐다. 이에 따라 상가나 횟집, 숙박업소 등은 노후 건물이 많아졌다. 그러나 최근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전을 등에 업고 건물의 높이 규제가 일부 완화돼 개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형편이다.
“경포도립공원의 가장 큰 문제는 경포대, 호수, 바다가 분리돼 개념이 분명치 않다는 것이다. 경포라는 큰 이름으로 묶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현재의 차선이나 도로체계도 정비하고 시설물도 새로 자리를 찾도록 하겠다.” 지난 6월말 최명희(崔明熙) 강릉시장은 취임 1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구상을 말했다. 또 강릉시는 경포도립공원을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새로운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개발 청사진 수립에 들어갔다.
강릉시는 내년 4월까지 경포도립공원의 공원 계획 변경과 종합 실행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시작했다. 그동안 각계의 의견을 모은 결과를 바탕으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공원 개발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경포도립공원 전체(954만㎡·약 288만평)와 인접지역을 포함하는 범위이다. 용역비는 3억원으로, 결과가 나오면 내년에 공원계획 변경을 거쳐 사업을 시작할 방침이다.
우선 최 시장이 지닌 문제의식을 반영해 경포호와 경포대를 연결하는 작업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경포대와 경포호를 분리하는 도로부터 손을 댄다. 1920년대만 하더라도 경포대 바로 밑이 호수였다고 한다.
이에 따라 경포대 앞 도로를 폐쇄하고 호수를 확장하기 위해 경포대 뒤쪽에 우회도로(길이 1.1㎞)를 낼 계획이다. 월송교와 강문교 사이 제방도로 노선 변경, 경포해수욕장 입구 옛 코리아나호텔 앞 도로선형 변경 등도 용역과제에 포함시켰다.
또 현재의 공원계획 변경도 추진한다. 미조콘도∼현대호텔 앞∼강문해수욕장∼송정해수욕장 일대의 백사장을 녹지지역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일부 지역이 송림에 포함돼 있는 송정 해수욕장 안 유스호스텔 부지의 용도 변경, 견소동 신도브래뉴 앞 자연마을지구의 제척, 경포호 옆 야영장 부지의 이벤트 놀이 공원 조성 지역 변경 등 공원계획 변경안도 포함돼 있다.
7개 테마지구(생태복원지역, 해변 가로공원 지역, 친환경 개발지역, 문화·예술 체험지역, 자연생태 체험지역, 휴식 산책지역, 해안 송림 휴양지역)별 개발방안 마련도 추진된다. 3·1 기념탑, 충혼탑, 신사임당 동상 등 공원 안 조형물의 이전, 자전거 도로 정비, 생태공원 조성, 상가별 간판 모델 개발, 바다와 호수 주변 야간 경관 조명시설, 집단시설지구내 스카이라인 제시, 진입로 관문시설 설치, 주차공간 확충 등 다양한 숙제가 제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