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얼마 전에 청도에 갔다가 알게 된 조선족 가이드입니다. 할인은 물론 서비스도 최상으로 받을 수 있었다는. 중국 초보여행으로 골프나 밤문화를 저렴하게 제대로 즐기고 싶으신 분은 직접 연락하시든지….”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 성매매를 주로 알선하는 속칭 '황제관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최근의 성매매 관광은 주로 포털 사이트의 커뮤니티 등을 통해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어 집중 단속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황제관광'은 유럽이나 미국의 값 비싼 관광지에 들러 최고급 숙박을 하는 여행이 아니다. 추한 한국인(ugly Korean)이라 불리는 한국 남성들이 중국과 태국·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를 돌면서 국내보다 싼 가격에 성매매 관광을 하는 것을 뜻한다. 골프나 쇼핑도 여행 코스에 포함될 수 있지만, 대부분 성매매가 주목적이다. 24시간 동안 가이드 명목으로 성매매 여성을 소개받기도 한다. 특히 최근 이런 황제관광 업체나 중개인들은 인터넷 홈페이지나 포털 카페와 같은 온라인에서 몰래 손님을 모집하고 있어서 적발도 어렵다.
각종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황제관광’, ‘밀착가이드’, ‘밤문화’ 등 검색어를 입력하면 관련 카페나 사이트가 화면을 가득 채운다. 모두 여행을 가장한 원정 성매매 사이트다.
한 포털사이트의 ‘XXX안마원’ 카페 ‘청도 밤문화’ 게시판에서는 ‘밀착가이드’를 소개하고 있다. 밀착가이드란 24시간 동행하는 ‘성매매 여성’ 가이드를 뜻한다. 유흥업소에서 종사하는 여성부터 현지 대학생까지 소개가 가능하며, 여행 기간 내내 동행할 수도 있다. 비용까지 ‘친절하게’ 알려주는 이 사이트는 5월 개설된 이래 하루 방문자수만 1000여명이 넘는다.
또 다른 중국투어 C카페에서도 밤문화상품 코너가 따로 마련돼 있다. 지난 12일 올라온 글에는 날짜 별로 프로그램이 나와 있다. ‘제1일 파트너 동반 호텔이동 후 투숙 및 자유활동’, ‘제2일 발 마사지 및 1:1 호텔이동 후 투숙 및 자유활동’ 등 성매매를 암시하는 프로그램으로 일정이 꽉 차 있다. 이 카페에서는 ‘VIP’게시판과 ‘VVIP’게시판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중국 성매매 여행 후기 등을 공유하는 곳으로 일반인은 접근이 불가능하다.
태국 여행 사이트의 경우 ‘럭셔리 마사지 클럽’으로 포장한 채 성매매를 알선하고 있다. S사이트는 금요일 아침에 출발해 월요일 이른 아침에 한국에 도착하는 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최고급을 강조한다. 이 사이트에서는 ‘윤락녀의 미모수준은 태국에서 최상급’이라며 항공료를 포함한 경비까지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또 다른 P사이트에서는 ‘별4개쯤 되는 호텔처럼 깔끔하게 꾸며진 건물 내부 안에 유리 쇼윈도와 그 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여성들. 방에서는 전통 타이식 마사지와 더불어 성관계가 이어진다’ 등 프로그램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프로그램 별로 가격이 자세하게 나와 있으며, 얼마 이상이면 현직 모델도 구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여성 전용 밤문화 체험 상품도 인터넷에 등장했다. 중국 청도 '여성전용 밤문화 상품'으로 홍보하고 있는 이 여행 프로그램은 최소한 여성 2명이 짝을 이뤄 현지에 가서 낮에는 피부마사지와 발 마사지, 쇼핑 등으로 시간을 때우고 밤에는 마음에 드는 남자를 선택해 나이트클럽에서 논 뒤 파트너 동반 호텔이동 및 자유시간을 갖는다.
해당 카페가 운영되고 있는 포털사이트는 스팸이나 음란성 카페는 키워드 모니터링을 통해 걸러내고 있지만 '황제관광'과 같은 변칙 키워드가 포함된 카페 단속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포털사이트 관계자는 또 "사회 윤리에 어긋나는 행위를 조장하는 카페를 발견하면 자체적으로 블라인드 처리(검색 결과에 보이지 않게 하는 것)를 하지만 경찰에 즉각 신고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성매매 카페가 폐쇄되더라도 개설자는 얼마든지 다른 카페를 열 가능성이 높다.
경찰은 수사와 단속에 어려움을 표하고 있다. 경찰청 여성청소년과 관계자는 "사이트가 성매매 알선을 한 게 명백하면 정보통신부에 카페 폐쇄 요청을 할 수 있고, 운영자는 수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사이트를 모조리 단속하는 것은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에서 한다. 외국에서 이뤄지는 성매매의 경우 외사수사과 담당"이라고 말했고,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관계자는 "성매매 관련은 여성청소년과 담당"이라고 말해 서로 수사 의지를 적극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성매수자를 처벌하는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지난 2004년 9월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해외 성범죄 적발 건수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