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평론가 진중권씨가 10일 MBC 시사프로그램 '100분 토론'에서 "스토리가 없는 것이 '영구 없다'와 다를 바 없다"고 말하는 등 영화 '디워'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했다.
진씨는 이날 오전 방송된 '100분 토론'의 '디워 한국영화의 희망인가'라는 토론에서 청년필름 김조광수 대표, 스포츠조선 김천홍 기자, 문화평론가 하재근씨와 함께 토론 패널로 참석했다.
진씨는 '디워' 논쟁에 대해 애국코드, 민족주의 코드, 컴퓨터그래픽(CG)기술 코드, 그리고 인생극장 같은 심형래의 자전적 에필로그 코드 등 네 가지 쟁점을 정리하면서 "(아직) 영화에 대한 내용은 하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디워) 주인공들은 용의 활약과 출현과 관련해 스토리에서 전혀 한 일이 없다"면서 "우연에 맡기는 이 같은 이야기 구조는 작품에서 피해야 한다"고 혹평했다.
관객들이 우호적으로 평가하는 CG에 대해서도 "보여주기 위한 CG를 만들다보니 스토리가 없는 영화가 됐다. CG를 보여주려다 여자 하나 잡으려고 대군이 오고, 부라퀴까지 나오더라"며 비판했다.
그는 "네티즌이 그럼 '네가 직접 만들어라' 이러는데, 계란이 곯았는지 안 곯았는지 알기 위해 직접 치킨이 돼 알을 낳을 필요는 없다", "비평할 가치가 있어서가 아니라 꼭지가 돌아서 ('디 워' 비평을) 썼다"고 말했다.
진씨는 '디워'가 흥행몰이를 하는 상황을 '황우석 사태'와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디워'에 관한 논의는 마치 황우석 교수 사태 때 벌어진 의사소통의 제약과 마찬가지다. 누구도 '디워'에 관한 반대 의견을 꺼내는 일에 모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정상인가"라고 반문했다.
함께 토론에 참석했던 김조광수 청년필름 대표 등 심형래 감독을 비판했던 사람들이 여론에 뭇매를 맞았던 상황을 비판한 것.
진씨는 "심형래 감독에게 영화 철학이 없다", "영화의 에필로그 부분은 세계 영화사상 코미디", "심 감독의 인생극장을 미국에서도 무릎팍도사처럼 할거냐" 등 자극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이렇듯 과격한 발언을 한 진씨는 토론 말미 결론 부분에 "심 감독의 영화적 성취는 인정하되 앞으로 그밖에 것들에 대해 보완할 점은 보완하자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