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건 기자] '한국 축구에서 84~88년생을 주목하라'.
그동안 한국 축구 대표팀의 중심은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반 출생 선수들이 맡고 있었다. 박지성(81년생, 맨유)을 비롯해 설기현(79년생, 레딩), 이영표(77년생, 토튼햄), 이동국(79년생, 미들스브러) 등 프리미어리거들은 모두 이 나이대였다. 그뿐만 아니라 이천수(81년생, 울산), 김두현(82년생, 성남) 등 K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들 역시 80년대 초반 출생이다. 20대 중후반인 이들은 2002년과 2006년 두 차례의 월드컵을 치르면서 국제 경험을 쌓으며 자신들의 경력을 채워나갔다.
하지만 지난해 도하 아시안게임 이후 국가대표팀의 중심이 80년대 중후반 출생 선수들로 이동하고 있다.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린 선수들이 중용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이들은 자신의 연령별 대표팀뿐만 아니라 국가대표팀에서도 맹활약하며 세대교체를 이끌고 있다.
▲ 도하 아시안게임 - 베이징 올림픽 예선, 세대 교체의 시발점
세대 교체의 시발점은 지난 겨울 벌어졌던 도하 아시안게임이었다. 당시 대표팀은 83년생 이후 선수들이 주축이 되어 승승장구해갔다. 비록 이라크와 이란에게 패하며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이들은 기존 대표팀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선보였다.
이들을 눈여겨본 핌 베어벡 감독과 홍명보 코치는 이들 20명 중 10명(와일드카드 제외)을 2007 AFC 아시안컵에 뛰게 했다. 이 결과 오범석(84년생, 요코하마)과 김치우(84년생, 전남)SMS 대표팀의 새로운 좌우 풀백으로 활약하고 있다. 염기훈(83년생, 울산), 최성국(83년생, 성남)도 좌우날개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올림픽대표팀서는 더욱 어린 선수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85년 이후 출생한 선수들로 구성된 올림픽대표팀은 2차예선에서 좋은 기량을 선보였다. 특히 이근호(85년생, 대구)는 올림픽대표팀에서 활약을 바탕으로 국가대표팀까지 승선했다. 또한 김진규(85년생, 서울)와 강민수(86년생, 전남)도 올림픽대표팀에서 국가대표 주전 수비라인으로 발돋움했다.
▲ U-20 대표팀, 황금세대의 시작
가장 관심이 가는 쪽은 지난 7월초 캐나다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에 참가한 청소년 대표팀이다. 87년생 이후 출생 선수들로 구성된 이들은 이제까지 선배들이 보여주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이들은 기술 축구를 바탕으로 노련한 경기 운영을 선보이며 선전을 펼쳤다. 비록 골운이 따르지않아 2무 1패를 기록해 조별리그서 탈락했지만 U-20 대표팀이 보여준 축구는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어린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인 것은 바로 체계적인 교육과 빠른 프로진출 덕분이다. 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유소년 클럽을 통해 기본기를 제대로 닦았고 브라질 유학을 다녀온 선수도 상당수다. 또한 이들은 어린 나이에 K리그로 진출해 주전 경쟁을 펼침으로써 실력을 크게 끌어올렸다. 예전 U-20 대표팀 선수들이 프로팀에서 2군을 전전하던 것과 달리 이들은 팀 내 주전 멤버로서 활약하며 경험과 실력을 동시에 쌓았다. 이청용(88년생, 서울), 최철순(87년생, 전북), 심영성(87년생, 제주) 등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이 이같이 좋은 모습을 보이자 새로 올림픽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박성화 감독 역시 몇몇 선수를 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일 축구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U-20 대표팀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며 "이중 5~6명을 올림픽 대표팀에 승선시킬 계획이다" 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청용 심영성 신영록(87년생, 수원) 등이 올림픽 대표팀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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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우-오범석-최철순-이청용(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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