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동안 주한미군에서 군무원으로 활동하며 보급품 지원 등 주한미군의 손발 역할을 해온 한국인이 있다. 주한 미 8군사령부 한국근무단(KSC) 소속으로 미 2사단 캠프 호비에서 130여명의 중대원을 이끌고 있는 KSC 제2중대장 전계환(67)씨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5월 말 45년 근속표창을 받은 전씨는 오는 9월 정년퇴임한다. 하지만 미 지휘관들의 요청으로 내년 9월까지 1년간 연장근무를 하게 됐다.
전씨가 주한미군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은 1959년. 경기도 파주 법원리 미2사단 포병여단에서 태권도 사범(당시 4단)을 맡은 것이다. 그뒤 그는 1962년 12월부터 1966년 6월까지 논산훈련소(현 육군훈련소)에서 군 복무를 마친 뒤 다시 KSC로 돌아와 현재까지 주한미군 지원 임무를 맡고 있다.
그동안 전씨가 미군측으로부터 받은 훈장, 표창만 60개가 넘는다. 2002년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미군 병기 병과 공로훈장을 받은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보병, 병참, 기갑, 포병, 공병 등 5개 병과 공로훈장을 한꺼번에 받아 미군들을 놀라게 했다.
전씨는 “총기를 지급받지 않는 것 외에는 군복을 입고 훈련장에 같이 투입되는 등 주한미군과 거의 같이 행동한다”며 “45년 동안 아무런 사고 없이 한·미 간 유대를 강화하는 데 일조했다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주한미군의 시스템화된 부대 운영 및 교육·훈련체계는 한국군이 배워야 할 자산”이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희생과 땀방울 위에서 한미동맹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