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절로 탄식이 흘러나왔다. 8년을 기다린 평창 동계 올림픽의 꿈이 다시 한번 좌절됐다.
강원도 평창이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에서 아쉽게 러시아 소치에 밀렸다.
평창은 5일 오전(한국시각) 과테말라시티 웨스틴 카미노 호텔에서 열린 제119차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 IOC 위원들의 비밀 투표 결과 2차 투표에서 러시아의 소치에 밀렸다. 이날 2차 투표에서 평창은 47표, 러시아 소치는 51표를 얻어, 평창은 4표차로 고배를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자크로게 IOC위원장은 이날 오전 8시22분쯤 소치가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평창은 지난 2010 개최지 결정투표에서 탈락한 데 이어 4년 만에 재도전했으나 또 다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앞서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는 지난 2010년 개최지 결정 투표에 이어 2회 연속 1차투표에서 탈락했다.
평창은 이날 투표에 앞서 벌어진 마지막 프레젠테이션에서는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평창의 프레젠테이션은 ‘선수 중심의 올림픽’, ‘다음 세대를 위한 올림픽’, ‘동계스포츠 아시아 확산’, ‘평화와 화합의 올림픽’ 등 4가지 주제로 물 흐르듯 이어졌다.
선수 중심의 올림픽에선 이탈리아의 스키 스타 알베르토 톰바가 안정현 프레젠테와 영상 대화를 통해 선수들을 위한 올림픽 시설을 설명했다. 또 쇼트트랙 올림픽 4관왕 전이경은 평창이 마련한 ‘드림 프로그램’을 통해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 출전했던 몰도바의 일리에 브리야(18)와 즉석 인터뷰를 갖기도 했다.
이어 김진선 강원도지사가 나와 이산의 아픔 속에 지난 2003년 돌아가신 이영희 할머니가 생전에 아들에게 남긴 머리카락과 마지막 편지를 공개하면서 IOC 위원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만들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도 단상에 올라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약속했고, 마지막으로 이건희 IOC 위원이 동료 IOC위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가장 먼저 프레젠테이션에 나선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앞세워 소치를 홍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