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활동하게 될 東明동명부대 350명의 선발대 60여명이 4일 현지로 출발했다. 본대는 19일 떠난다. 우리나라 해외파병 역사상 유엔 평화유지군으로는 소말리아, 서부 사하라, 앙골라, 동티모르에 이어 다섯 번째다. 그러나 현지 상황으로 볼 때 실질적 交戰교전의 가능성을 안고 있는 부대는 동명부대가 사실상 처음이다.
레바논은 中東중동에서도 대표적인 유혈 분쟁 지역이다. 1983년 수도 베이루트에서 미국 해병대 기지 폭탄 테러로 미군 241명이 사망했다. 결국 미군은 레바논에서 철수했다. 2005년 이후에만 총리 등 주요 정치인 7명이 암살당했다. 지금도 9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부군과 각종 민병대가 곳곳에서 교전 중이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쟁은 언제든 다시 터질 수 있고, 여기에 이슬람계와 기독교계, 그리고 親친 서방, 親친 시리아, 親친 이란 세력들로 갈라진 각 파벌 간 분쟁이 뒤얽혀 있다.
特戰司특전사 요원 위주로 구성된 동명부대는 이런 곳에서 주로 헤즈볼라의 무기 반입과 적대 행위 가능성을 감시하는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동명부대가 활동할 레바논 남부 해안도시 티르 인근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곳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같은 남부 지역 동쪽 국경지대에서 지난 달 24일 유엔 평화유지군을 노린 폭탄 테러가 발생해 스페인, 콜롬비아 병사가 3명씩 사망했다.
지금 레바논엔 유엔의 요청에 따라 세계 30개국 1만3000여명이 평화유지군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아시아권에서도 중국과 인도네시아가 각 1000명씩, 말레이시아 360명, 브루나이가 100명을 파병했다. 대부분이 이슬람국가들이거나 파병부대가 이슬람 신봉자로 구성돼 있다. 대한민국은 세계 12위권의 경제력에 맞게 국제사회에 기여할 것을 요구 받고 있다. 위험하다고 피할 수만도 없는 일이다.
그러나 만반의 준비가 있어야 한다. 정부는 그동안 레바논 남부지역이 안정돼 있다는 홍보에 치중한 느낌이다. 지금이라도 현지에서 긴밀한 정보입수 체제를 구축하고 필요하다면 장비도 보강해야 한다. 우리가 국제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 派兵파병뿐인 것은 아니다. 어쩌면 국제사회가 우리에게 파병보다 더 절실히 원하는 것은 10명의 新生兒신생아 가운데 6~7명이 돌이 되기 전에 죽어가거나 국민의 절반 이상이 영양 失調실조로 죽어가는 빈곤 국가들에 대한 원조일 수 있다.
동명부대 지원 경쟁률은 9대1이 넘었다고 한다. 우리 젊은이들의 진취적 기백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아들·딸들이 임무를 마치고 한 사람 빠짐없이 모두 무사히 돌아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