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색 두루마기는 서희의 얼굴을 창백하게 했다’(박경리의 ‘토지’)의 ‘자색’은 ‘紫色’이라 써봐야 그 뜻이 보인다.

紫자는 실이나 비단의 ‘자줏빛 색깔’(purple color)을 뜻하기 위한 것이었으니 ‘실 사’(-)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此(이 차)가 발음요소임은 雌(암컷 자)도 마찬가지다.

色자는 ‘사람 인’(人)과 ‘병부 절’(-)의 변형이 합쳐진 것으로 ‘얼굴 빛’(complexion)이 본래 뜻이다. 병부를 줄 때, 즉 군사를 맡길 때에는 그 사람의 낯빛(안색)을 보고 믿을 만한가를 판단하였기 때문에 그렇게 나타냈다는 설이 있다. 후에 모든 ‘색채’(color) ‘광택’(luster) ‘꼴’(shape) ‘경치’(scene) ‘여색’(feminine beauty) 등도 이것으로 나타냈다.

紫色(자:색)은 ‘자주(紫朱) 빛[色]’을 이른다. 아무튼, ‘눈으로 보지 못했다 해서 색깔이 없는 것이 아니며, 귀로 듣지 못했다 해서 소리가 없는 것이 아니다.’(目所不見, 非無色也; 耳所不聽, 非無聲也 - 청나라 王夫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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