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창안해 세계로 보급 중인 종합무술 ‘용무도’(龍武道)의 세계연맹 초대 회장(임기 4년)으로 대한용무도협회 김병천회장이 4일 선출됐다.

그를 만나 함께 식사하다가 무심코 젓가락을 든 채 물었다. “용무도라는 것이….” 눈빛이 번득이는가 싶더니 어느새 그의 시선은 젓가락 끝에 가 있다. 평생 무예를 수련해온 사람답게 어디 한 군데 빈 틈 없어 보이는 그가 말했다. “그 젓가락이든 허리띠든 모든 게 무기가 될 수 있는 무예지요….” “환갑·진갑 다 넘은 나이”라는데 잠시 입어 보인 도복 사이로 근육질 가슴이 드러났고, 배에는 왕(王)자가 뚜렷했다.

김 회장은 5일 용인대 종합체육관에서 열리는 제1회 세계용무도대회를 앞두고 기대에 차 있었다. 이번 대회에는 미국·일본·중국·멕시코 등 13개국에서 120여명의 선수들이 출전한다. 용무도는 김 회장을 비롯한 용인대 무도대학 5개학과 교수들이 4년간 전문 기술을 연구·접목해 2001년 탄생시킨 새 종합무술. 태권도·합기도·씨름·검도·유도 등 기존 무술과 호신술의 핵심 기술들을 취해 만들어졌다. 무도의 ‘무(武)’에 용인대의 ‘용(龍)’자를 붙여 용무도라 이름 지었다.

경북 상주 출신인 김 회장은 젊은 시절 을지로 일대에서 16년간 합기도 도장을 운영했고, 휘하에 25개 도장을 거느렸다. 그러나 30살 나이로 최연소 7단 자격을 따낸 뒤엔 무도 발전을 위한 재정적 뒷받침이 중요함을 느껴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경기도 안양과 인도네시아에 전자제품 부품공장을 가진 보광산업이 그 결실이다.

하지만 무도인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던 그는 1997년 용인대 교수로 초빙된 후 다른 교수들과 함께 용무도의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끝에 오늘에 이르렀다. 그는 “현재 국내 용무도 도장은 540여곳에 이르며, 미 버클리대에서 교양과목으로 용무도를 수강하는 300여명 등 전 세계적으로는 10여만명이 수련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