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왜 그녀를 죽였을까?’
유력 정계 인사와 가깝게 지내던 미모의 몽골 출신 모델이 무참히 살해된 사건에 대한 4일 재판을 앞두고, 말레이시아가 떠들썩하다. 한국의 ‘정인숙 피살 사건’을 연상케 하는 사건이다.
작년 11월 7일 수도 쿠알라룸푸르 외곽의 한 숲에서 폭발물에 의해 산산이 부서진 뼈조각이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숨진 사람은 몽골 출신 모델 알탄투야 샤리이부(Shaariibuu· 28·사진 오른쪽). 영어·러시아어·중국어·일본어에 능통한 샤리이부는 말레이시아의 저명한 정치분석가 압둘 라자크 바긴다(Baginda·47·사진 왼쪽)와 불륜에 빠졌다. 바긴다는 2004년부터 다보스포럼이 '글로벌 리더'로 선정했던 인물로, 작년 4월 샤리이부에게 결별을 요구했다. 그러나 샤리이부는 "가족에게 알리겠다"며 거절했다.
결국 바긴다는 작년 10월 16일 친구인 나지브 라자크(Razak) 부총리의 비서에게 고민을 털어놨고, 이틀 뒤 경찰관 2명을 소개받았다. 다음날 샤리이부는 바긴다의 집 근처에서 실종됐고 얼마 뒤, 군용 폭약에 무참히 찢긴 시신으로 발견됐다.
일단 재판은 살인교사 혐의를 받는 바긴다와 살인 혐의 경찰관 2명에 대해 시작된다. 그러나 연말 총선을 앞두고 정치활동을 재개한 안와르 이브라힘(Ibrahim) 전 부총리는 라이벌인 라자크 부총리의 연루 가능성도 수사하라고 맹공을 퍼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