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가 토요일(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네덜란드전에서 가슴으로 볼 트래핑을 시도하고 있다.

역시 이천수(울산)였다.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풀럼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는 이천수가 군계일학의 플레이로 6만여 관중은 물론 네덜란드 팀을 매료시켰다.

최전방 공격라인은 그의 독무대였다. 믿을 선수는 이천수 뿐이었다. EPL의 박지성과 설기현 이동국의 공백은 이천수로 채워졌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컨디션도 최상이었다.

특히 전반 27분 염기훈의 패스를 받아 아크 왼쪽에서 때린 슈팅은 일품이었다. 네덜란드 골키퍼 스테켈레부르흐가 가까스로 볼을 쳐내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골대 구석을 낮게 찌르는 슈팅은 기가막혔다. 두 차례의 프리킥도 위력적이었다.

이렇다보니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6위인 네덜란드도 혀를 내둘렀다. 이구동성으로 가장 인상적인 선수로 이천수를 꼽았다.

'공격수의 교과서'로 불릴 만큼 현역 시절 전세계를 호령했던 스타플레이어 출신의 반 바스텐 감독은 "한국은 경기내내 압박감이 느껴질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강한 압박을 기본으로 하는 팀끼리의 대결이어서 매우 흥미로웠다. 특히 등번호 10번(이천수)의 활약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두 골을 터트린 반 데 바르트는 "예상 외로 골을 많이 넣어 기분이 좋다. 한국팀이 뛰어난 모습을 보였지만 그래도 수비에서 많은 공간을 찾아 볼 수 있었다"며 "그래도 이날 경기서 가장 인상에 남는 선수는 10번(이천수)이었다. 빠른 스피드를 가지고 침투하는 능력이 상당히 좋았다"고 강조했다.

또 네덜란드대표팀의 주장인 브롱크호스트도 "한국에 2대0으로 승리한 것은 10번(이천수)을 제대로 수비했기 때문이었다"고 했고, 반 데 바르트의 두 번째 골을 어시스트한 멜히옷도 "한국 선수들 가운데 부상으로 아웃된 스트라이커(조재진)와 긴 머리를 가진 선수(이천수)가 가장 위협적이었다"며 이천수의 활약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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