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위해 다양한 방법들이 사용되고 있지만 그래도 가장 먼저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식사를 하지 않는 금식이다.

비단 다이어트 뿐 아니라 특정 질병이 있거나 수술 전후 등에도 급식이 권해지기도 하며 일반적으로 몸이 너무 무거울 때에도 금식을 생각하고는 한다.

과연 금식이 필요한 경우는 언제이며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전세일 원장(차병원 대체의학센터장)은 “모든 경우는 아니지만 금식을 함으로써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한다.

전 원장은 금식의 좋은 점으로 음식을 먹지 않아 내장이 쉴 수 있다는 점과 금식을 통해 요산이나 중금속 같은 유독성 성분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 소화기나 순환기 등의 내장 계통의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든다.

또한 불규칙한 식사나 편식, 포식 등 불량한 식생활로 일시적으로나마 불균형 했을지도 모를 혈액 성분들이 금식을 통해 다시 균형과 조화를 찾을 수 있다는 의견.

이어, 먹는 욕구를 참아가는 극기의 과정을 통해 ‘자기 강화’를 할 수 있고 인체의 자생력 활성화할 수 있으며 약물에 대한 의존도가 저하될 수 있다고 덧붙인다.

그러나 이 같은 장점만으로 금식을 하나의 치료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분당제생병원 소화기내과 백현욱 과장은 “만약 속이 불편하다면 한 두끼를 굶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금식 자체가 병을 해결할 수는 없다”며 “이 때에도 수분은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특히 다이어트를 위해 금식이나 단식을 하는 경우를 우려한다.

굶는 경우 인체는 지방이 아닌 단백질을 먼저 녹여내고 효율이 높은 지방은 최후에 녹여내기 때문에 단지 금식만을 한다면 원하는 지방의 감소는 힘들다는 것.

이에 백 과장은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단식보다 오히려 소식을 추천한다.

전세일 원장 또한 금식이 다양하게 도움이 된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모든 병을 다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대단한 착각이라며 금식을 할 때는 자신의 전강상태에 맞춰 무리하지 말고 전문의의 상담을 통해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금식을 하면 안 되는 사람이 있는 만큼 더욱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예컨대 인슐린을 맞거나 경구 혈당강화제를 먹는 당뇨 환자의 경우 항상 일정한 혈당을 유지하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이 혼자 판단하는 금식은 금물이다.

임신이나 수유기에 있는 산모도 당연히 금식을 금해야 하고 특정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도 금지되는 경우가 있다.

성장기 어린이나 입시 준비학생의 경우는 식사를 하지 않으면 뇌의 활동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수술 전처럼 금식을 꼭 해야 할 때도 있다.

고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이경식 교수는 “수술 전에 하는 금식은 몸 안의 독소를 비워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마취를 위한 것”이라며 “마취를 하려면 완전히 무의식 상태로 들어가게 되고 관을 넣어서 인공적으로 호흡하게 하는데 이 과정에서 위에 있는 내용물이 거꾸로 나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한다.

머리 CT를 찍을 때에 쓰는 조영제도 간혹 구토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 이 때 위의 내용물이 폐로 흡입돼서 폐렴이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 경우에도 금식이 필요하다.

더불어 일부 장마비 같은 소화기 계통에 문제가 있는 환자도 치료를 목적으로 의사가 금식을 권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식중독이 있을 경우에도 금식이 권유되는 경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