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조선 5월호는 중국 관광특구 하이난 섬(海南島)에서 벌어지고 있는 한국인들의 골프 관광을 겸한 성매매 실태에 대해 보도했다.
중국 하이난 섬에서 한국인의 성매매는 이미 당연한 일처럼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 골프를 치기 어려운 늦가을부터 이른 봄 사이, 하이난 섬은 한국인들의 '성매매 천국'으로 변한다. 한 한국인 골프 여행객은 기자에게 "가이드에게 '여자 필요 없다'고 했더니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봤다"며 "이 곳에서 여자를 찾지 않는 한국인이 오히려 비정상으로 취급된다"고 말했다.
하이난 섬이 한국인 골프 여행객들의 '탈선 천국'이 된 것은 3~4년 전부터다. 국내 여행사들이 경쟁적으로 싼 골프여행 상품을 내놓으면서 하이난 섬을 찾는 골프 여행객이 부쩍 늘었다. 이에 현지 여행사 가이드는 남자 한 명당 100달러(약 9만원) 정도씩 소개비를 받고 적극적으로 성매매를 알선하기 시작했다. 현지 호텔과 정부는 '관광객 유치'라는 명목으로 성매매를 방임하거나 조장한다.
하이난 섬은 비자가 필요없다. 단체관광 팀에 합류하면 현지 공항에서 비자를 준다. 골프장 캐디들은 대부분 현지의 10대~20대 초반 여성들이다. 이들은 골프장에서 한국어 교육을 받아 간단한 한국어는 곧잘 구사한다고 한다.
보통 골프가 끝나면 가이드들은 '발 안마 업소'로 한국 관광객들을 데려간다. 하루에 18~36홀을 돈 한국 골프 여행객들에게 안마는 인기코스다. 한두 시간에 걸친 안마가 끝나면 다음으로 안내되는 곳은 '가라오케'다. 한국 노래방과 다른 점은, 20대 초반의 늘씬한 여성들이 수십 명에서 많게는 수백 명이 대기하고 있다가 손님들이 오면 1대1로 짝 지워준다는 점. 여성을 데리고 나가는 경우, 건네지는 돈의 절반은 업소 마담이, 절반은 가이드가 가지는 구조다.
가라오케에서 파트너를 데리고 나온 한국 남자가 호텔에 가는 것도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일부 대도시의 5성급 호텔들은 중국인의 호텔 출입시 신분을 확인하는 경우가 있지만, 하이난 섬은 전혀 그런 일이 없다.
이런 행동이 나중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발생한다. 호텔측에서 CCTV로 복도를 촬영하기 때문. 몇 년 전, 한 일본 외교관이 가라오케에서 만난 여성과 놀아난 모습이 CCTV에 잡혀 중국 기관원들의 협박 수단이 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 외교관은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일부 한국 기업인들 가운데, 중국 투자 초기에 중국 측의 접대에 정신을 잃고 탈선했다가, 나중에 그 테이프로 협박당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그러나 1998년 관광특구가 된 하이난 섬은 관광수입 증대를 위해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성매매를 사실상 조장하고 있다. 국내 여행사와 항공업체도 이런 현상을 잘 알고 있지만, 업계 이익을 위해 눈감아 주는 분위기다. 한 여행사 사장은 "국내에서 성매매로 인한 처벌이나 신분노출을 꺼리는 일부 한국인들이 골프·술·여자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중국으로 가는 게 사실"이라며 "중국은 비용이 저렴해 당분간 이런 현상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성매매 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정미례 공동대표는 "지난해 9월 여성단체들이 법무부에 항의해 '해외원정 성매매자의 여권발급을 제한하겠다'는 약속을 받아 냈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에서 더 이상 추한 한국인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려면 정부의 강력한 단속과 함께, 남자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