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기와 박중훈. 자타가 공인하는 대표적인 '스크린 투캅스'이다.
이들의 20년 우정이 빚어내는 하모니는 그 어떤 버디 영화보다 진한 감동을 만들어낸다.
1988년 '칠수와 만수', 1993년 '투캅스', 1999년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등을 함께 한 이들은 그간 스크린 안팎에서 환상 호흡을 자랑해왔다.
충무로의 대들보로서 한국영화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어가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영화배우들의 골프 친목모임인 '싱글벙글'을 통해 원로배우들과 신세대를 잇는 다리 역할을 했고, 영화계 대소사를 함께 했다.
지난해 안성기가 스크린쿼터 축소를 항의하는 릴레이 1인 시위의 첫번째 주자로 나서자, 박중훈이 바로 다음날 피켓을 들고 나섰다. 이쯤되면 후배들도 가만히 있기 힘들 터. 이들의 결의는 장동건 전도연 등 톱스타들이 줄줄이 거리로 나서는 '도화선'으로 작용했다.
이들의 우정은 카메라 앞에서도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빚어내곤 하는데, 대표적인 예가 영화 '라디오 스타'다. 한물 간 철없는 록스타와 매니저로 나와 20년 우정의 내공을 자랑한 이들은 이 작품으로 지난해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했다. 당시 이례적으로 공동수상을 결정했던 심사위원들은 "도저히 두 배우를 떼어놓고 평가할 수 없다. 스크린에서 두 배우는 마치 한 몸같다"고 평했다.
최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박중훈 회고전'에 동반 나들이를 하는 등 우정 퍼레이드를 계속 해오는 안성기와 박중훈. 지난 20년보다 더욱 빛나는 20년을 만들어갈 그들의 아름다운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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