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니치 드래곤스의 주전 3루수는 나카무라 노리히로(中村紀洋·34)입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일본 대표팀의 4번 타자로 뛰었던 선수죠. 그는 지난 겨울 전 소속팀 오릭스 버펄로스가 연봉을 3억엔에서 8000만엔으로 대폭 깎겠다고 하자 자유계약선수(FA)가 돼 시장에 나왔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받아주는 팀이 없었습니다. 홈런왕 한 차례, 타점왕 두 차례 등 화려한 경력을 뽐냈지만 부상 경력이 있고, 무엇보다 구단과 마찰을 자주 일으키는 선수라는 인상이 박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그는 겨우 400만엔에 주니치 연습생으로 들어왔죠.

노리(일본 야구계에선 그를 이렇게 부릅니다)는 지난 스프링캠프 때 줄곧 저와 함께 2군에서 훈련했습니다. 정말 열심히 하더군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수비훈련, 배팅훈련, 팀 플레이 훈련 등 단체훈련 스케줄을 모두 소화한 뒤에도 따로 ‘특타(특별타격훈련)’와 ‘특수(특별수비훈련)’를 받았습니다. 그러고도 훈련이 모자랐는지 저녁식사 후 혼자 나와 방망이를 돌렸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원래 그렇게 훈련을 많이 하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러자 노리는 정색을 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난해까지 나는 훈련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할 때 집중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난해엔 1군 선수였지만 지금은 연습생이다. 열심히 하는 것 말고는 다른 것은 생각할 수 없다.” 노리는 시범경기 마지막 3게임에서 만루 홈런을 포함해 3경기 연속 홈런을 날리면서 전격적으로 주니치의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고, 지금은 주전선수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올해 주니치의 개막전 때 노리는 6번 타자로 출전해 4타수 2안타를 때렸습니다. TV 카메라에 관중석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 노리 부인의 모습이 클로즈업됐습니다. 저도 과거에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감회가 새롭더군요. 25일 히로시마전에선 시즌 4호 홈런을 포함, 3안타를 치며 타율을 0.291로 끌어올렸습니다. 올 시즌 나카무라 노리히로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도 일본 야구를 보는 또 다른 재미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