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종주국 잉글랜드에서 최근 때아닌 '게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논쟁의 발단은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스타 골키퍼 데이비드 제임스(포츠머스)의 칼럼. 영국 유력지 '가디언'의 스포츠블로그 코너에 정기적으로 칼럼을 쓰고 있는 제임스는 지난주 '커밍아웃을 할 게이 축구 선수들이 있겠는가?(Will a gay footballer ever come out of the comfort zone?)'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EPL 게이 선수에 대한 루머와 뒷담화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제임스는 '대개 10명중 1명이 게이라는데, 도대체 게이 프리미어리거는 어디에 있느냐는 의문들이 은밀히, 자주 떠돌고 있다'면서 '연예 분야에는 게이들이 많은데 굳이 축구판이라고 달라질 이유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제임스는 또 '설령 게이 선수들이 있다고 가정해도 과연 팬들이 편견과 선입견을 갖지 않고 그들을 바라볼 수 있느냐'면서 자살한 게이 선수 저스틴 파샤누를 예로 들었다.

파샤누는 잉글랜드의 간판 공격수로 주가를 올리던 1990년 EPL 사상 처음으로 동성 연애자임을 고백한 뒤 주위의 편견에 마음고생하다가 지난해 4월 45세로 생을 마감했다.

제임스의 이같은 칼럼이 화제에 오르자 '게이 논쟁'은 일부 네티즌들에 의해 엉뚱한 방향으로 흘렀다. 축구계 신변잡기 뉴스를 다루는 사이트 'SoccerLens.com'에서 한 네티즌은 제임스의 칼럼과 관련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토트넘, 맨체스터 시티, 찰턴 선수들이 게이 의혹을 사고 있다(Manchester United, Tottenham, Manchester City, & Charlton players in gay sting!)'는 반짝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그러나 이 네티즌이 증거물로 게재한 사진에는 제목에서 언급된 4개 팀 선수들이 경기 중에 서로 끌어안고 세리머니를 하는 장면이 찍혀 있다. 매우 친밀한 표정과 자세로 신체접촉을 하는 장면을 두고 게이 선수들인 양 해괴한 논리를 편 것이다. 축구판에 과도한 신체접촉 금지령이라도 내려야 할 판이다.

그러나 이처럼 장난기 섞인 반응은 일부에 불과하다. 대다수 영국 축구 팬들은 제임스의 칼럼에 대해 '게이 축구 선수를 축구 선수 그 자체로만 두고 볼 것인가'를 두고 진지하게 토론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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