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직구장 개장 이래 첫 장외홈런이 터졌는데, 논란 속에 일단 비거리 150m로 결론났다. 역대 프로야구 홈런 최장 비거리 타이 기록이다.
롯데 이대호가 토요일(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현대와의 홈게임 1회에 시즌 4호 좌월 2점홈런을 쏘아올렸다. 1-0으로 앞선 1사 2루 상황에서 현대 선발 정민태로부터 홈런을 빼앗았다.
홈런 타구는 사직구장 왼쪽 관중석 최상단 뒷쪽의 '가드레일'처럼 생긴 구조물 마저 넘어서 야구장 밖으로 떨어졌다. 장외홈런이다. 86년 개장한 사직구장에서 사상 최초로 실전 장외홈런이 나온 것이다.
그런데 잠시후 이날 현장에 있던 KBO 공식기록원이 '장외가 아니다. 관중석과 가드레일 사이 틈으로 공이 빠져나갔다'는 판단과 함께 공식 비거리를 130m로 발표했다.
실제로는 분명 장외홈런이었기 때문에 롯데 구단 프런트가 공식기록원에게 정정을 요청했고, 한편으로는 사직구장 왼쪽 담장 너머로 직원들을 내보내 공을 습득한 관중을 수소문했다. 타구 낙하 지점을 정확히 알게 되면 비거리 실측을 하겠다는 의도였다.
논란이 계속되다가 잠시후 공식기록원은 '비거리는 140m, 사직구장 개장 이래 첫 장외홈런'이라는 정정 발표를 했다.
약 30분 후 롯데 프런트가 공을 습득한 여성과 목격자인 전경 2명을 찾아냈다는 소식이 들렸다. 부산 남구 대현동에 사는 42세 주부 안경화씨가 가족과 함께 야구를 보러 오다가 "와!" 하는 함성이 들려 고개를 돌렸다가 야구공이 떨어지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것이다.
롯데는 이 공을 회수한 뒤 실측을 했는데 비거리 151.2m가 나왔다. KBO 공식기록원은 공식 비거리를 150m로 최종 발표했다. 본래 5m 단위로 끊어서 발표하기 때문이다.
국내 최장거리 홈런 기록은 두산 김동주가 지난 2000년 5월4일 잠실구장에서 쏘아올린 좌월 150m짜리다. 잠실구장 개장 이후 첫 장외홈런으로 기록됐었다. 당시 실측 거리는 152m. 이에 앞서 82년 MBC 백인천, 97년 삼성 양준혁 등이 150m를 기록한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정확한 실측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결국 이대호의 홈런 타구는 공식적으로 타이 기록인 셈이다. 습득자인 안경화씨는 홈런 공을 구단에 기증했고, 대신 경기후 이대호와 기념촬영을 하고 이대호 사인볼과 구단측에서 마련한 각종 기념품을 받았다. 롯데는 홈런 공을 영구 보관하기로 했다. 이대호는 이날 경기중 "이런 좋은 기록을 세워 기쁘다. 팀 연패를 끊는데 집중했을 뿐이다. 관중이 많이 오셨는데 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는 소감을 밝혔다.
메이저리그 최장 거리 홈런은 53년 미키 맨틀(뉴욕 양키스)의 172m, 일본은 카브레라(세이부) 외 2명이 기록한 170m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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