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나타난 아이들이 빛을 발하며 올라오고 있습니다.”

고양시 대화중학교 빙상부(피겨)의 오늘을 빙상부의 막내 이현지 양이 꼭 집어 말한다. 짧은 이력으로 모두의 기대 밖이었던 대화중 빙상부가 각종 대회에서 입상 ‘무서운 일산아이들’로 떠오르더니 지난 2월 제88회 전국동계체전 중등부 빙상피겨부문 금메달 3개(이금주, 이연주, 서민석), 은메달 1개(김지영), 동메달2개(이소정, 이현지)를 차지, 새로운 기대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2004년 3월 창설된 이래 최단기간에 올린 괄목할 만한 성과이다.

현재 국제심판이자 대화중 빙상부 코치를 맡고있는 이은희씨는 “선수들이 열정과 책임감으로 무장하고 강도 높은 훈련을 받으면서 고난도 기술을 연마한 것이 주효했다”며 “이에 덧붙여 학부모의 신뢰,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이런 성과를 낼수 있었다”고 치하했다.

김연아 선수의 약진으로 빙상강국의 위상과 관심이 높아진 요즘, 차세대 주자들의 활약이 주목된다.

▲고양시 대화중학교 피겨팀이 창단 3년만에 전국동계체전서 금3, 은1, 동2개를 따내 빙상명문으로 부상하고 있다. 고양어울림누리 빙상경기장서‘제2의 김연아’를 꿈꾸며 연습에 한창인 선수들과 이은희 코치(오른쪽 끝).

종합예술인 피겨의 무한한 가능성에 매료되어 은반을 수놓는 빙상부원들은 ‘피겨는 힘든 운동’이라고 입을 모으지만 가녀린 소녀들의 도전정신은 당차다. 운동하랴 공부하랴 힘들 법도 한데 국가대표 상비군에 소속된 대화중 빙상부원들의 표정은 밝고 힘차다.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학과수업을 제외하곤 발레와 재즈를 통해 표현력을 키우고 체계적인 프로그램에 따라 다양한 피겨 스케이팅의 기술을 연마한다.

“고난이도 기술과 동작을 배우다보니 부상이 잦다”고 말하는 이금주 양은 “어깨 인대 손상으로 인한 습관성 탈골로 재활치료와 함께 훈련에 임하고 있지만 발레를 포기하고 피겨를 택한 것에 후회는 없다”고 말한다. 몸이 약해 스케이팅을 시작한 이소정 양도 “피겨를 통해 강한 생명력을 지닌 건강한 자화상을 갖게 되었다”며 자긍심을 나타냈다. 고된 훈련과 질책, 시기 등 선수생활의 많은 어려움이 있음에도 대화중 빙상부원들은 미완의 완성을 꿈꾸며 세계무대를 향해 얼음을 지친다.

고양시를 대표하는 빙상 꿈나무들의 활약으로 대화중학교는 ‘2007년 전국우수체육 지도학교’로 선정되었다. 이문실 교장은 “작년에 운동에 소질과 가능성이 열려있는 학생이 가족과의 긴 싸움을 해나갈 자신이 없다며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중도 포기했을 때 매우 안타까웠다”며 “선수들이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육성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올해로 개교 13주년을 맞이하는 대화중학교는 생활외국어교육, 도서관운영 활성화, 잔반(殘飯) 없는 학교 만들기, 특색있는 학교운영 등으로 학교 혁신의 성공적인 사례를 잇달아 선보이며 학교혁신·학교급식 최우수상, 경진대회 우수상, 친절문화확산 우수학교 표창을 수상하였다. 10여년 전 거리 상의 이유로 학생, 학부모가 꺼리는 기피학교에서 지금은 배정 희망 1순위 학교로의 변신이 이를 방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