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춤곡 ‘탱고(Tango)’. 이 음악은 ‘탱고의 거장’이라 불리는 고(故) 아스토르 피아졸라(Piazzolla)의 손을 거쳐 감상용 음악으로 거듭나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다. 이른바 누에보(nuevo·새로운) 탱고의 탄생. 92년 그의 사망 이후 ‘후계자’를 자처하는 음악인이 수 없이 나타났지만 오는 14일 서울 역삼동 LG 아트센터에서 첫 내한공연을 갖는 리처드 갈리아노(Galliano·57)의 위치는 그 중 독보적이다.
“피아졸라는 제 가장 친한 친구이자 인생의 정신적 아버지였어요. 그의 누에보 탱고는 제게 새로운 도전과 창작을 향한 의지에 불을 당겼지요. 전 언제나 탱고를 변화시키고 다른 장르와 교류시킬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만난 그는 먼저 피아졸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83년 피아졸라가 연극 공연을 위해 쓴 음악의 연주를 맡으며 처음 인연을 맺었으며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남 다른 우정을 쌓아갔다. 2003년 ‘피아졸라 포에버(Piazzolla Forever)’라는 앨범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가 연주하는 악기는 아코디언과 반도네온(아코디언과 비슷한 형태로 단추를 눌러 연주). 66, 67년 국제 아코디언 경연대회에서 2년 연속 그랑프리를 수상했던 그는 68년 샤를르 드 골 프랑스 대통령으로부터 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아코디언과 반도네온의 매력에 빠져들었다”며 “하지만 녹음을 할 때는 피아노, 트롬본 등 다양한 악기를 직접 연주하며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낸다”고 했다. 그에게 탱고는 어떤 의미일까? “과거의 아름다운 문화와 정신적 유산을 현재로 실어 나르는 위대한 음악이죠”. “음악이 인생의 전부”라는 그는 “쳇 베이커, 조 자비눌, 얀 가바렉 등 많은 음악가들과 공동 작업을 해왔던 것이 큰 보람”이라며 “클래식, 재즈 등 장르를 불문하고 모든 음악가를 존경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