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AP/뉴시스】
태국 정부가 4일(현지시간) 자국 왕조를 모함하는 동영상을 게재한 데 반발, 세계 최대 사용자제작콘텐츠(UCC) 사이트 유튜브 접속을 금지했다.
시티차이 푸카이야우돔 태국 정보기술장관은 유튜브를 소유하고 있는 구글이 문제의 동영상이 올라와 있는 웹페이지의 삭제 요구를 거부함에 따라 이날 오전부터 유튜브 접속을 차단시켰다고 밝혔다.
44초 분량의 문제의 동영상은 부미볼 아둘야데즈 국왕(79)의 사진 위에 낙서로 보이는 여러가지 그림을 합성하는 방법으로 이뤄져 있다. 동영상에는 특히 국왕의 사진 위에 발 모양의 그림이 합성된 모습도 담겨져 있다.
이에 태국 정부는 동영상이 국왕을 모욕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태국 국내 정서는 국왕에 대한 희화화를 금기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태국 정부는 구글측에 문제의 동영상이 실린 웹페이지를 삭제해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시타차이 장관은 이미 수일 전 웹페이지 삭제를 요구했으나 구글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이에 부득이하게 유튜브 접속을 차단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문제가 된 웹페이지가 삭제될 경우, 유튜브 접속 차단 역시 해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유튜브뿐 아니라 국왕이나 태국 왕조를 모욕하는 내용이 담긴 다른 웹사이트 수곳도 접속을 차단시켰다고 전했다.
태국 정부는 특히 국왕에 대한 모욕을 엄벌에 처하고 있다. 태국 법원은 지난주 치앙마이에서 술을 마시고 국왕의 사진을 훼손한 한 스위스 남성에게 불경죄를 적용, 징역 10년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태국 정부가 국왕이나 왕조에 대한 모욕의 내용을 담고 있는 웹사이트뿐 아니라 쿠데타를 통한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축출을 비판하고 있는 웹사이트로의 접속도 차단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엄성원기자 swu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