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모 중학교 3층 특별 활동실.

10평 남짓한 공간이 책상이나 걸상없이 텅 비어 있었다. 바닥과 천장이 모두 하얀색이고, 두 벽은 대형 유리로 장식돼 있었다. 한쪽엔 피아노가 놓여있었다.

평소 학생들이 음악이나 무용 수업을 듣던 이 곳에서 지난 15일 집단 성폭행이 발생했다.

그것도 학교 안에 교사와 학생들이 많이 있던 점심시간에, 중3 남학생 3명이 같은 반 여학생 A(14)양에게 ‘못된 짓’을 한 것이다. 이들을 포함한 남학생 6명은 그 전에도 학교 안 곳곳에서 A양을 성폭행했다. 견디다 못한 A양은 이 사실을 담임 선생님에게 알렸고, 남학생들은 지난 22일 경찰에 붙잡혔다.

같은 반 여학생을 학교안에서

성폭행을 가한 남학생들이 구속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날 오후 6시쯤, 학생들이 귀가하고 텅 빈 학교에는 교무실만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다. 이 사건으로 비상회의를 갖느라 남아 있던 교사들은 고개를 떨군 채 말이 없었다. 집단 성폭행을 한 남학생 6명과 피해 여학생 모두를 제자로 둔 담임교사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그 아이들은 3년 동안 함께 학교에 다녔고, 같은 동네에 사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

이 학교 안에서 처음 성폭행이 발생한 것은 지난 1월 중순 방학 때였다. 남학생 B(14)군은 “부모와 관련해 할 말이 있다”며 A양을 학교 병설 유치원 놀이터로 불렀다. 그 자리에서 B군은 A양의 가슴을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때부터 B군 등 남학생들은 이를 약점 삼아서 A양을 집단 성폭행·성추행하기 시작했다.

경찰에 따르면 모든 범행은 학교 안에서 이뤄졌다. 처음에는 학교 건물에서 100m 정도 떨어진 운동장 건너편 화장실과 샤워실, 체험학습장에서 발생했다. 2~3명씩, 많게는 4명이 함께 성폭행과 성추행을 했다.

◆점심 시간에 성폭행

개학 이후에도 이들은 A양을 괴롭혔다. 점심 시간을 이용해 학교 체험학습장으로 불러내 A양을 성추행했다. 남학생들은 시간이 갈수록 대담해졌다. 수업을 받는 학교 건물 내에서 성폭행을 자행했다. 이들 중 3명이 지난 15일 점심 시간에 A양을 건물 3층에 있는 특별활동실로 불러 냈고, 함께 성폭행을 했다. 그리고 점심 시간이 끝나자 3명은 A양과 함께 교실로 돌아가 수업을 받고 귀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 이상 고통을 감당할 수 없었던 A양은 지난 21일 방과 후 담임 교사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담임교사는 “A양이 ‘선생님, 나쁜 일을 당했어요’라며 말하는데 사실이 너무 충격적이라서 처음에는 거짓말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담임교사는 곧바로 이 사실을 A양 부모에게 알렸고, A양 부모는 바로 다음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2개월 동안 6차례에 걸쳐 A양을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로 B군 등 4명을 구속했으며, 가담 정도가 경미한 C(14)군은 불구속 입건했다. 14세 미만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 D군(13)은 가정 법원에 송치된 상태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도구를 이용해 성추행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은 처음에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자신들이 얼마나 큰 죄를 저질렀는지 제대로 모르는 것 같아서 더 씁쓸했다”고 말했다.

현재 피해 여학생은 성폭력 상담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명의 학생이 함께 살고 있는 마을의 한 주민은 “공부하라고 학교에 보냈지, 이런 일이 일어날 줄 누가 알았겠느냐”며 “가평군 전체가 이 사건으로 충격에 빠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