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번에 눈에 띄는 스타일이다. 삼각형 파마머리에 파란색 원피스형 나팔바지의 조빈, 그리고 모델 같은 외모를 빈티지 패션으로 감싼 이혁. 이름하여 노라조(Norazo).
이들은 겉모습은 마치 이렇게 울부짖는 것 같다. "우리를 봐 주세요. 아주 독특한 애들이거든요. 신기하죠? 재밌죠?"
최근 발표한 2집 앨범 '미성년자불가마'를 보면 더 가관이다. 상반신에 별표 두 개 붙인 누드 패션의 조빈과 검은색 시스루 소매에 헤비메탈 분위기의 체인을 감은 이혁이 앨범 재킷을 장식한다.
노래는 1집에서 보여준 파격을 계승하고 있다. 성적 상상과 속물적 상황이 사회적인 허용의 경계선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한다. 12곡 중에 3곡이 한 방송국에서 '방송 불가' 판정을 받았다. 그래도 이 정도면 생각보단 괜찮은 거다.
그룹명 노라조는 예상대로 '놀아줘'를 소리나는 대로 쓴 것이다. 이들의 엽기적인 패션과 파격적인 노래는 일부러 작정하고 만든 작품이다. "걔들이라면 그럴 수 있지"라는 반응이 나오면 성공이다.
그러나 여기까지만 알았다면 노라조를 몰라도 한참 모르는 거다.
조빈은 한 때 가수 김장훈의 로드 매니저를 했다. 앞서 3인조 TGS로 활동한 경력이 있지만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저 그런 가수 겸 매니저로 사라질 뻔한 즈음 프로듀서 이상훈을 만났고 노라조를 탄생시켰다. 그간의 시련이 좋은 약이 됐다.
이혁도 헤비메탈 인디밴드의 보컬 출신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기회를 만나지 못하다가 조빈과 인연이 닿았다. 처음엔 조빈의 엽기 패션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이젠 먼저 아이디어를 내놓을 만큼 팀워크가 좋아졌다.
노라조도 따지고 보면 뜻이 깊다. 사로잡을 로, 나팔 나, 새 조. 나팔을 사로잡는 새라는 한자어다. 인터넷 검색 사이트를 일일이 찾아가며 뜻을 새겨넣었다.
조빈은 팀에서 연구원으로 통한다. 무대에선 엽기지만 평상시엔 "시선을 끌기 위해 늘 연구하고 분석한다"는 게 파트너 이혁의 증언이다.
조빈은 "노라조는 유쾌하고 상쾌한 노래를 지향합니다. 우울할 때 정말 속이 시원한 노래요. 공중화장실의 벽에 적혀있는 낙서를 보면서 킥킥대는 느낌이랄까요? 정말 열심히 할겁니다."
노라조의 메시지는 단순 명쾌하다. 웃음과 행복을 줄 수 있으면 오케이, 아니면 노(No)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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