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기른 소(牛)는 무조건 다 한우(韓牛)일까. 한우는 모두 수입산 쇠고기보다 맛이 뛰어날까. 한우를 비롯해 국내에 유통되는 쇠고기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국내 쇠고기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소개한다.

문:국내에서 길러진 소는 모두 한우인가?

답:엄밀한 의미의 ‘한우’는 외래 품종과 피가 섞이지 않은 노란색 털빛의 소, 누렁소이다. 그러나 이건 ‘법적 용어’가 아니다. 토종 한우뿐 아니라 육우(젖소 수놈), 젖소(우유 생산을 마치고 도살된 것), 국내산 육우(호주산·6개월 이상 한국에서 사육)도 매장이나 음식점에서 ‘국내산’으로 판매된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국내산’과 ‘한우’를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국내산’ 고기라고 표시한 것 중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한우’가 아닌 경우도 적잖다.

문:한우는 다른 국내산 쇠고기와 구별이 가능한가?

답:한우와 국내산 쇠고기와의 구별은 지육 상태(도축 직후 뼈와 고깃덩어리가 함께 있는 상태)에서는 어느 정도 가능하다. 하지만 정육 상태(뼈를 발라내고 고기를 부위별로 나눈 상태)로 시중에 유통될 때에는 구별이 어렵다. 따라서 정부나 소비자단체는 시중에서 다른 국내산 쇠고기를 한우로 속여 파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고기 살점을 채취, DNA를 분석하는 방법을 쓴다. 맛만 보고 한우와 수입육을 구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문:‘수입산 쇠고기가 한우보다 질이 떨어진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답:현재 수입되는 호주산은 따로 등급이 없다. 주로 초지에서 풀을 먹고 자라는 호주 소의 경우 육질이 질긴 편. 그러나 한국인들을 겨냥해 개발한 ‘호주산 와규’는 최고급 레스토랑 및 백화점에서 비싼 값에 팔린다. 수입 재개를 두고 논란이 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는 성숙도와 마블링(지방도)에 따라 프라임, 초이스, 셀렉트, 스탠더드, 커머셜, 유틸리티, 커터, 캐너 등 8개 등급으로 평가된다. 최상위급인 ‘프라임’급 쇠고기는 미국 내 전체 쇠고기 생산량의 1~3%에 불과할 정도여서 과거에도 국내에는 극히 일부만 수입됐고 전량이 최고급 호텔이나 레스토랑에 공급됐었다. ‘수입 고기는 맛이 없다’는 주장은 과거 정부가 수급 조절을 위해 값싼 수입산을 많이 들여온 결과, 수입육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가 일부에서 형성됐기 때문이다.

문:국내산 쇠고기는 등급이 어떻게 나뉘나?

답:국내산 쇠고기는 육질(肉質)과 육량(肉良)에 따라 등급이 나뉜다. 품질을 좌우하는 육질은 지방 분포도, 색깔, 성숙도 등에 따라 1++, 1+, 1, 2, 3등급, 등외(D) 등 6개로 구분된다. 육량은 등심의 크기와 지방도 등에 따라 A, B, C등급으로 구별된다. 따라서 국내산 쇠고기 중 최고 등급은 1++A이고, 가장 떨어지는 등급은 3C와 등외(D)라고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