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힘내세요!'

이호준(31)의 부인 홍연실씨(29)와 어린 아들(5)과 딸(3)이 아빠에게 보내는 힘찬 응원이다. 이호준, SK 와이번스의 '돌아온 4번 타자'. 참으로 우여곡절 끝에 돌아왔다. 올해 용트림이 예상되는 SK의 핵타선 복귀를 위해 스프링캠프에서 두세 배의 비지땀을 흘렸다. 그런데 전지훈련 막바지에 또 다쳤다. 열흘 전 야쿠르트와의 연습경기에서 오른손을 짓밟혀 손등에 금이 갔다. 전치 4주.

"서른에 접어들어 다시 꽃피우려고 했는데 의욕이 컸던 만큼 실망도 크더라고요."

20대 청춘을 다 보내고 서른 넘어 새로 시작하려는 순간. 올해는 특히 아들 동훈이 아빠의 개막전 4번 복귀를 단단히 별러왔다. 그러나 현재는 불투명한 상태. 동훈이는 갓난아기 때부터 엄마랑 함께 아빠를 응원(?)한 이호준의 최고 열성팬. 아빠 직업이 '베이스볼 플레이어'라고 영어로 말할 정도로 야구에 대한 관심도 많다. 이호준의 마음이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다.

늘 거포 유망주로 꼽혔던 이호준은 새천년 들어 특히 우환이 많았다. 스튜어디스 출신의 부인 홍연실씨는 신혼부터 산전수전을 겪어야 했다.

6년 전 결혼한 이듬해 시즌 초부터 이호준이 팔을 다쳤다. 다행히 복덩이 아들이 속도위반을 하면서까지 일찍 태어난 덕(?)에 시즌 끝 무렵 겨우 몸을 추슬렀다. 그런데 2004년 말 일명 '병풍' 사건이 터졌고, 이호준은 행정소송에 휘말렸다. 결국 무죄를 받았으나 우여곡절 끝에 공익요원으로 입대했다. 그리고 올해 초 군 복무를 마치고 의욕적으로 출발했으나 또 불상사.

"국제 전화 내내 액땜으로 치자고 했죠. 다행히 남편은 긍정적이거든요. 믿어요. 이번에도 금세 훌훌 털고 다시 일어설 겁니다."

이호준은 선수단이 귀국한 8일까지 반깁스 상태로 끝까지 캠프 훈련에 참가했다. 결혼 후 천직으로 알던 스튜어디스를 가정형편상 하다 말다를 반복했다는 홍연실씨는 "올해든 내년이든 남편이 다시 성공한 후, 해외 나가는 비행기를 다시 타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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