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흥미로운 장면이 화제가 됐다. 플로리다주 키시미에서 벌어진 뉴욕 메츠와 휴스턴의 경기.
메츠의 4회 공격 1사 만루서 8번 마이크 카프가 중월 2루타를 날리자 주자들 모두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그런데 이들 3명의 나이가 야구로는 '환갑'이 지난 40대라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3루 주자가 41세의 모세스 알루, 2루 주자는 49세의 훌리오 프랑코, 1루 주자는 41세의 샌디 알로마 주니어였다. 모두 더하면 무려 131세. 경기 전 전광판에 메츠 라인업이 뜨자 현지 기자들과 관중 사이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는 전언이다.
올해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이와 비슷한 장면을 종종 볼 수 있을 것 같다. 베테랑들이 중심타선에서 한꺼번에 타격과 주루를 펼친다면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삼성 클린업트리오가 국내 최고령으로 짜일 전망이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양준혁-심정수-김한수로 중심타선을 꾸릴 계획이다. 상대 투수 유형이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이들 조합이 중심타선의 큰 틀이다.
양준혁이 38세, 심정수가 32세, 김한수가 36세다. 합계 106세로 8개 구단 중심타선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다.
삼성이 마운드에 비해 타선이 약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지만, 그렇다고 선 감독의 고육지책은 절대 아니다. 이들이 전지훈련에서 최고조의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5시즌째를 맞는 양준혁은 업그레이드된 만세 타법으로 통산 2000안타와 15년 연속 세자릿수 안타를 노린다. 전훈 연습경기 성적은 타율 7할(10타수 7안타), 3타점이다.
심정수는 역대 최고 FA로서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여념이 없다. 선 감독의 기대가 대단히 크다. 연습경기에서 타율 3할7푼(27타수 10안타), 2홈런, 4타점을 기록 중이다. 김한수 역시 공-수에서 맹활약이다. 연습경기 성적은 타율 2할9푼4리에 2타점.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이들이 맹활약을 펼친다면 후배들에게는 귀감이요, 팬들에겐 더없이 큰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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