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는 선수의 몸무게와 비례하는 경향이다. 프로야구가 태동하기 전의 성인선수들의 몸무게는 60~70kg대가 많았다. 당시 중계방송을 하던 해설가들은 "60~70kg의 체중을 실은 볼에 맞으면 위험하죠"라는 코멘트를 가끔 했었다. 그러나 요즘 프로야구 선수들의 몸무게는 보통 80kg대다.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 프로 선수들의 평균은 키 177cm에 몸무게 74kg이었다. 그러나 2007년엔 키183cm에 몸무게 83.3kg이다.
지난 82년. 몇몇 프로구단은 당황했다. 일본의 배트 제조회사에서 가벼운 배트는 밸런스를 잡을 수 없어 900g 이하의 방망이 제작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무거운 방망이 사용자는 별로 없다. 부산야구의 향수를 자극하는 호세(롯데)는 980g을 쓰고, 양준혁(삼성)도 힘이 한창이던 95년 무렵에는 1kg의 무기를 휴대했었다.
그러나 김재현(SK)과 주니치 이병규는 880g의 가벼운 방망이를 사랑한다. 선수들은 봄에는 무거운 것을 쓰다가 체력이 달리는 여름에는 20~30g 가벼운 배트를 찾는다.
볼은 배트에 맞는 순간 다시 회전이 먹혀 비행을 한다. 볼은 위에서 아래로 회전을 할 때 떠있으려는 성질이 길게 유지돼 멀리 비행할 수 있다.
회전을 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볼의 밑부분을 때려야 한다.볼의 중심선보다 2cm 밑을 때리면 45 각도의 이상적인 포물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
선수들이 게임직전 토스배팅을 할 때의 스윙 대부은 볼의 중심선 밑을 때리는 연습이다.
이들은 감각적으로 볼의 중심선보다 1~3cm 낮은 포인트를 공략한다. 3cm 가까이 밑 부분을 타격하면 각도가 50~60도로 비행해 외야플라이 확률이 높다. 그리고 1~2cm 밑부분을 가격하면 30~40도 각도의 직선 타구로 뻗어갈 수 있다.
이승엽에겐 이런 타구가 많다. 그러나 볼의 아주 밑 부분을 때리면 백네트를 넘어가는 파울이 된다.
또 볼의 중심선 보다 윗 부분을 때리면 땅볼이 된다.
역사상 가장 긴 홈런 거리는 얼마일까. 논란이 있지만 미키 맨틀의 193m다. 뉴욕 양키스 소속인 그는 1960년 9월10일 디트로이트 브릭스스타디움에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를 상대로 기록했다. 이 홈런은 172m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당시 수학자들은 189m로 실측을 했고, 기네스북에서는 193m로 인정했다.
일본에서는 베네수엘라 출신의 알렉스 카브레라가 2001년 8월12일 오사카돔에서 터뜨린 175m가 최장거리다. 한국은 두산 김동주가 2000년 5월4일 잠실구장의 장외로 날린 157m다. 공식기록엔 150m로 올라있으나 두산에서 실측한 결과 157m로 확인됐다.
한국의 기록을 보면 시즌 최다는 56개다. 이승엽이 2003년 기록했는데 아시아 최다홈런이기도 하다. 1게임 연타석 홈런은 박경완(SK)이 현대시절인 2000년 5월19일 대전 한화전에서 세운 4연타석 홈런이다. 롯데 코치인 김용희는 83년 10월1일과 2일 부산구덕구장에서 삼성을 상대로 4연타수 홈런을 기록했다.
구장의 고도가 높을수록 홈런이 많이 터진다. 대표적인 구장이 콜로라도의 홈인 쿠어스필드다. 이 구장이 위치한 덴버는 '마일 하이 시티(Mile-high City)'로 불린다. 1마일 위(해발 1600m)에 자리를 잡았다는 뜻이다. 이 구장에서는 투수들이 곤혹스러워한다. 어지간한 플라이볼이 홈런이 되기 때문이다. 홈런이 많은 이유는 달나라의 원리와 같다. 달은 지구 표면 중력의 1/6밖에 안돼 공기가 거의 없다. 달에서 야구를 한다면 공중으로만 뜨면 홈런이 된다. 지구에선 높이 올라갈수록 공기 분자의 밀도가 옅어져 기압이 낮아진다. 공기가 적기 때문에 고지대에서는 평지보다 공기 분자의 이동이 활발하고 공기 저항도 적다. 그래서 같은 힘으로 타격을 해도 멀리 나가는 것이다. 물리학자들의 실험에 의하면 1600m 높이에서는 비거리가 7.5~10% 늘어난다.
예일대 로버트 어데어 교수는 타격 때의 비거리는 고도가 1,000피트(304.8m) 높아질 때마다 2.1m씩, 기온이 10도 올라갈 때마다 1.2m씩 는다고 주장했다.
홈런의 기본조건은 배트 스피드, 임팩트, 안정된 자세다. 스포츠조선의 의뢰로 한국체육과학연구원 최규정 박사가 측정한 이승엽의 배트 스피드는 시속 150km다. 타자가 홈런을 날리기 위한 최소한의 배트 스피드는 시속 120㎞ 정도다. 한국의 A급 선수들은 대개 135~145km 수준. 주니치 이병규는 TV방송의 실험결과 시속 145km였다.메이저리그의 특급 거포들도 150km 전후다. 이승엽의 배트 스피드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특급인 셈.
또 임팩트 순간 인체 중심은 낮을수록 좋다. 이승엽은 평균 81~85cm로 국내 프로야구 평균치(92~96cm)보다 낮다. 즉 신장 대비 약 45%의 중심 높이다. 많은 선수는 50%가 넘는다. 홈런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유연한 허리와 고관절의 빠른 회전도 필수다. 이승엽은 타격 때 특히 머리의 움직임이 작다. 머리의 움직임은 작아야 볼 집중력이 키워진다. 이승엽은 임팩트 0.3초전 5.6~6.3cm를 보이다 0.1초전 1.5~2.2cm로 움직임이 많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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