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적은 ‘경복궁’. 증조할아버지는 고종황제, 큰아버지는 순종. 지난해 연예계에 데뷔한 황손 이홍(32)의 특별한 ‘족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고종의 증손녀 이홍은 3.1절을 맞아 KBS ‘남희석 최은경의 여유만만’에 출연했다. 이홍씨는 이 프로그램에서 ‘비둘기집’으로 잘 알려졌던 가수이자 의친왕의 11번째 아들인 아버지 이석 씨의 전주집을 방문했다. 이석 씨는 가수, 군인, 수도승을 거치며 인생역정을 겪다 현재 전북 전주에 있는 한옥마을 승광재에서 생활하며 대학에서 역사를 강의하고 있다.
이홍은 몇 편의 영화에 단막 출연하다 지난해 8월 KTF 광고로 연예계에 정식 데뷔했다. 경복궁 옆 궁정동 칠궁에서 태어난 이홍은 79년부터 10년간 미국에 살았고, 한국에 돌아와 한성대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한 뒤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일본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청소년캠프 운영이사로 일했다.
이홍은 세 살 때 부모의 이혼을 겪어 외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어머니 독고정희 씨는 미국으로 이민, 뉴욕의 백화점에서 근무하다 10여년 만에 다시 영구귀국해 패션업계에서 일하고 있다. 이홍은 중학교 1학년 때 자신이 황실의 후손이란 사실을 처음 알았으며, 고등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아버지 이석씨를 만났다.
이홍은 6년 전 영화배우 한영광과 결혼해 딸 예진이를 낳았다. 이홍은 당초 조선왕조의 공주답게 창덕궁에서 혼례를 올리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문화재관리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지 못해 일반 예식장에서 궁중예법에 따라 혼례를 치렀다.
이홍은 이후 MBC 드라마 '궁' 의상자문에 참여하며 연기자의 꿈을 키웠다고 밝혔다. 지난해엔 고종황제와 명성왕후를 다뤘던 강우석 감독의 영화 '한반도' 시사회에 아버지와 함께 참석하기도 했다. 이홍은 "배우 활동을 통해 잊혀져가는 황실을 상기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이홍의 TV출연에 네티즌들은 ‘이홍’을 집중 검색해,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 1위로 만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