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양경찰의 구조활동에 감동받은 러시아 화가가 자신의 초대형 작품을 해양경찰청에 기증했다.

해양경찰청은 "러시아 화가 카모프스키 블라드렌(70·블라디보스토크 극동종합공예대학 강사·사진)씨가 자신의 대형 유화 작품 '10월의 블라디보스토크'를 기증했다"고 밝혔다. 해경은 이 작품을 12일부터 보름동안 인천 송도 해양경찰청 1층 문화관에 전시할 예정이다.

‘10월의 블라디보스토크’는 세로 1.2m, 가로 16m에 달하는 대형 그림. 블라디보스토크 항구와 시내 등 햇살 가득한 10월의 항만 풍경이 잘 나타나 있다. 14개 캔버스에 나눠 그린 작품으로, 화가가 1997년부터 4년간 심혈을 기울여 완성했다.

이 노(老) 화가는 지난해 10월 울릉도 북서방 73마일 해역에서 중국으로 항해 중이던 러시아 선적 ‘시네고리에호(2448t급)’가 침몰했을 때, 한국 해경의 헌신적인 구조에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당시 높은 파도와 강풍에도 불구하고 해경은 해군과 함께 연 60척의 경비함정과 22대의 항공기를 동원해 실종선원 18명 중 13명을 구조했다.

▲블라디보스토크 항구와 시내를 그린 그림. 4년만에 완성했다고 한다.

이후 러시아 언론들은 "휴머니즘의 극치", "한국은 따뜻하고 의리 있는 나라"라며 이 내용을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보도를 접한 카모프스키씨는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한국총영사관측에 작품 기증 의사를 밝혔다.

카모프스키씨는 현지에서 만난 한국 해양경찰관들에게 "한국 바다 사나이들의 위대한 정신은 전 러시아인들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했다"며 "내 그림 인생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작품을 의미있게 쓸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고 해경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