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지킴이’로도 잘 알려진 방송인 정재환(46)씨가 4년간의 끈질긴 노력 끝에 오는 26일 성균관대 사학과 대학원에서 한글의 역사와 관련된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는다.
정씨는 지난 2000년 성균관대 입학 후 3년 만에 인문학부 수석으로 졸업했고, 곧바로 진학한 대학원을 4년 만에 졸업하게 됐다.
방송인으로서 대학원을 다닌다는 일은 쉽지 않았다. 나이 40에 뒤늦게 공부를 시작한 정씨의 결론은 “방송도 어렵고 공부도 어렵더라”는 것. 방송국과 도서관, 집만 오고 가는 생활의 연속이었다.
“대학원 발표 수업 전날에는 밤잠을 설치며 준비를 해도 다음날 교실에 서면 방송 초년시절처럼 말을 더듬었다”고 했다.
정씨의 석사학위 논문 제목은 ‘이승만 정권 시기 한글 간소화 파동 연구.’ 1953년 이승만 정권이 이미 보급된 조선어학회의 한글맞춤법 대신, ‘소리나는 대로’ 표기하는 옛 철자법을 쓰자고 공포하면서 빚어진 사회적 변화와 파장을 다뤘다.
‘꽃밭’대신 ‘꼿밧’으로 적자는 식의 이 조치는 결국 대중의 반발에 2년 만에 철회됐다. 정씨는 1948년부터 10년여 간 발간된 조선일보 등 당시 주요 신문에 실린 관련 기사와 한글학회 이사회 회의록 등 관련 문헌 등을 꼼꼼히 찾아내 연구자료로 썼다.
정씨는 현재 방송 프로그램 3개를 진행하며, 한글문화연대 부대표 일도 맡고 있다. 그는 “말 문제는 역사와 더불어 가장 중요한 주제라고 생각한다”며 “박사 과정에서 공부를 계속해 우리말 발전에 기여하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역사 프로그램 전문 사회자로 활동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