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림질을 하는 엄마 옆에서 아이가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분무기에 물을 채워 오라고 심부름을 시킨 뒤다. “엄마, 그냥 물을 담아왔는데 왜 안개가 나오나요?” 아이만의 분무기를 만들어 설명을 해보자.

물이 담긴 컵과 빨대 두 개를 준비하자. 한 빨대는 바닥에 닿지 않도록 컵에 수직으로 담근다. 그리고 다른 빨대를 수평으로 들어 두 빨대 끝이 90도가 되게 맞춘다. 겹쳐지지 않게 끝만 맞춰 양 빨대의 끝이 모두 열려 있게 하자. 힘들면 한쪽 빨대는 엄마가 대신 들어줘도 된다.

이제 아이에게 수평으로 든 빨대를 힘차게 불어보라고 하자. 수직으로 세운 빨대로 물이 올라왔다가 두 빨대가 90도로 만나는 부분에서 분무기처럼 작은 물방울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빨대 두 개를 90도로 맞추기가 어렵다면 굵은 빨대 하나로도 분무기를 만들 수 있다. 이때는 빨대 중간을 칼로 반쯤 잘라 90도로 꺾어주면 된다. 마찬가지로 수평 부분의 끝을 입으로 물고 힘차게 불어주면 안개가 만들어진다.

스위스의 과학자 베르누이에 따르면 기체나 액체의 속력이 높을수록 압력이 낮아진다. 수평으로 누운 빨대를 세게 불면 공기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90도로 꺾인 부분의 공기 압력이 낮아진다. 이 때문에 수직 빨대를 통해 물이 압력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올라오게 된다. 위로 빨려 올라온 물은 빨대가 꺾인 부분에서 센 바람을 맞고 작은 물방울로 바뀐다.

빨대 분무기로 무지개도 만들 수 있다. 밖으로 나가 해를 등지고 빨대 분무기를 불어보라고 하자. 눈앞에 일곱 색깔 무지개가 만들어질 것이다. 햇빛은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가지 파장의 빛들이 한데 모여 흰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분무기의 물방울은 프리즘처럼 햇빛을 이루는 일곱 가지 색깔의 빛을 분리하는 역할을 한다. 비가 갠 후 무지개가 뜨는 것도 같은 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