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2029년, 인간들을 멸종시키기 위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컴퓨터 스카이넷은 인간 생존자들을 이끄는 지도자 존 코너를 암살하기 위해 사이보그를 타임머신을 통해 과거로 파견한다. 1997년 현재, 반항적인 소년 존 코너 앞에 미래에서 온 사이보그 병기 터미네이터가 나타난다. 존의 어머니 사라는 아들을 지도자로 키우기 위해 중남미를 떠돌던 중 체포되어 정신병원에 갇혀 있다. 과거 자신을 뒤쫓던 터미네이터를 다시 한 번 눈앞에서 보게 된 사라는 경악을 금치 못하는데, 정작 이 터미네이터는 그녀와 아들 존을 T-1000이라는 새로운 기종의 암살용 사이보그로부터 지키기 위해 미래의 인간들로부터 파견된 것이다.
저예산 공상과학영화 '터미네이터'의 예기치 못한 성공은 감독 제임스 카메론에게 할리우드 메이저로 진입할 발판을 마련해 주었고, 이후 카메론은 '에일리언 2', '어비스' 등을 통해 감독으로서의 기반을 확고하게 다졌다. 전편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엄청난 예산이 투입된 '터미네이터 2'는 1990년대 초반 할리우드 특수효과기술의 모든 것이 녹아들어간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액체금속으로 만들어진 T-1000이 다양한 형상으로 자유자재로 변화하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도입된 모핑(morphing) 기법은 당시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카메론이 '어비스'에서 이미 실험해 본 바 있는 이 기법은 '터미네이터 2'에서 극히 자연스럽고 사실감 넘치는 효과를 내기에 이른다. 카메론은 최후의 전쟁이 결국 일어나지 않은 평화로운 미래의 풍경을 배경으로 사라가 과거를 회상하는 엔딩을 구상했지만 실제 극장판에는 삽입되지 않았다. 덕분에 '터미네이터 3'가 제작될 수 있었으나 카메론에 의해 연출되지 않은 이 작품은 전편들의 명성을 따라잡기엔 아무래도 역부족이었다.
원제 : ‘Terminator 2 : Judgement Day’ 137분 ★★★★ (5개 만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