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진표

가수 고 유니(본명 이혜련)의 쓸쓸한 장례식에 대해 가요계를 질타한 가수 김진표의 글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유니의 마지막 길이 개그계 전체의 애도 속에 생을 마감한 개그우먼 고 김형은과 극명하게 대비되면서 네티즌들은 가요계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도 없다.너무 매정한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말 교통사고로 크게 다친 뒤 지난 10일 끝내 숨진 고 김형은씨의 장례식에는 수백명의 연예인들이 빈소를 찾았다. 김형은이 비록 SBS에서 활약했지만 평소 친분이 많지 않았던 타 방송사의 개그맨들이 대거 조문했고,영결식도 코미디협회장으로 치러지는 등 개그계는 고인에 대해 남다른 동료애를 과시했다.

반면 지난 21일 자살한 유니의 장례식장은 동료연예인 20여명만 조문했다. 2일장으로 짧게 치러진 탓도 있지만 유니의 빈소를 찾은 연예인은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이화선과 소유진,가수 김진표 미나 마야,탤런트 박예진 이세창-김지연 부부,개그맨 노홍철 이종규 등에  불과했다.

 이처럼 유니의 쓸쓸한 장례식 소식은 미혼모의 딸로 어린시절부터 외할머니와 단 둘이 살아야 했던 그녀의 불우한 가족사와 겹치면서  네티즌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네티즌들은 또 유니와 평소 오락프로그램 등에 함께 출연했던 연예인들조차 유니의 장례식에는 참석하지 않고  다음날인 23일 비공개로 진행됐던 한 개그우먼의 결혼식에는 대거 참석했다는 소식에 대해서도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니의 빈소를 찾았던 가수 동료중의 한명인 김진표가 지난 24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가요계를 질타하는 글이 네티즌들의 큰 공감을 얻고 있다.

김진표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장례식장에는 가수가 아닌 다른 동료들이 훨씬 많았다”며 “맨날 방송국에서 훈련 받은 기계인 양 고개 숙이고 소리 높여 인사하는 예의 바른 가수들이 왜 장례식장까지는 갈 시간이 없었던 거냐”고 따졌다.

그는 또 “사장 친구다, 국장 후배다, PD 동료다, 한번 본 적도 없는 사람들 결혼식 축가는 마다 않고 가는 사람들이 왜 자신의 동료를 떠나 보내는 자리에는 오지 않은 것이냐”며 “새벽 3시라도 선배 전화 한 통이면 튀어나오던 그 많은 사람들은 계산해보니 거긴 안 가도 되겠다고 생각했던 거냐”고 비판했다.

그는 코미디협회에 대비된 가수협회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김진표는 “가수협회 뭐 이런 거 만들면 뭐해. 동료를 잃었지만 어떠한 정보도 개인적으로 얻지 못했다. 인터넷을 보고 수소문을 해서 결국 기사를 보고 장례식장을 어렵게 찾아갔다”면서 가수협회의 무관심을 질타했다.

김진표의 글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자 김진표미니홈피에는 “정말 가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후련하게 했다” “바른 소리를 했다”는 등 지지글들과 함께 가요계에 대한 비판이 쇄도했다.

‘오동엽’은 김진표의 미니홈피에 “CD로 음악 안 듣는다고  MP3로 불법다운 받는다며  가수들끼리 열분을 토하지만 사람하나 죽어도 눈물하나 흘리지 않는 가수들을 보면서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지호’는 “진표씨 정말 좋은말 했다.가슴에 와 닿는다”면서 “진짜 가수들 너무 매정하다. 자기한테 이익있는데만 가고 없는데는 안가고 너무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포털사이트나 커뮤니티 등에서도 김진표의 글에 대해 “같은 업계에서 일한다고 해서 친하지 않은 사람의 장례식에 굳이 갈 필요는 있냐” “고인이 평소 인간관계가 넓지 못했기 때문 아니냐”는 반론도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 김진표의 발언을 지지하는 의견이 대세다.

네이버의 ‘smdfur386’는 “저처럼 일반인들이 유니 팬이 아닌 인간으로서 그녀의 빈소는 너무 가슴아팠다”며 “내가 느낀 것을 김진표가 용기를 내서 쓴 것이라고 생각하며,누구도 그의 생각에 반문을 하고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커뮤니티의 네티즌은 "개그맨들은 끈끈한 면들을 보여주는데 가요계는 그런 면이 많이 부족한듯한 인상들을 많이 받았다”면서 “음반시장이 불황이라 그네들도 팍팍해진건지…”라고 지적했다.

한편 평소 유니의 따뜻한 심성을 알려주는 일화들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서 유니에 대한 추모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한 방송사의 PD는 24일 자신의 블로그에 ‘유니의 비누방울’이란 글을 올려 유니가 섹시댄스 가수라는 이미지와는 달리 독거노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에서 오히려 PD인 자신을 질책할 정도로 진심으로 최선을 다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2년전 자신이 연출한‘스타, 아빠의 도전’이란 프로그램에서 유니가 ‘비누방울 만들기’란 도전과제를 맡아 독거노인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가자 “실패해서 미안하다. 그 할머니들 할아버지들 어떡하냐.상품이 전부 얼마냐.내가 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유니에 대해“성형미인이니 뭐니 하는 얘기는 저만치 밀어두고, 조명을 받은 그녀의 모습은 정말로 예뻤다”“며느리 삼고 싶은 처녀였고, 참 참한 아가씨였다”고 회상했다.

반면  한 연예담당기자가 "유니가 한 톱스타의 행사에 무료로 참여한 것을 기사화했더니 그 톱스타측에서 유니와 자신을 연결시키는 기사를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며 고인이 평소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소개하는 연예프로그램의 동영상도 유포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유니의 이런 진솔한 모습이 진작 알려졌다면 그렇게 자살하지는 않았을 텐데"라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한편 유니의 소속사측은 가수 유니의 3집 유작앨범은 유족의 뜻에 따라 오는 26일 발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