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각종 사고가 터지면서 연예인들은 악플과 우울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유니의 자살 사건 역시 악플과 우울증이 자살의 요인으로 드러났다. 밖으로는 '인터넷 악플 공포'에 떨고, 안으로는 우울증에 고통받고 있는 것.
"언론이나 인터넷에 내 이름이 거론되는 것조차 두렵다"고 고백할 정도로 연예인들은 악플에 시달린다. 아예 인터넷을 닫아 놓고 사는 연예인들도 많다.
"몇 년을 해도 연기가 안된다", "예전에 어디에서 일하던 아이다", "안 고친 곳이 없을 정도다" 등이 가장 일반적인 악플 형태. 또한 과거에 저지른 돌이킬 수 없는 과오는 마치 주홍글씨처럼 따라 붙으며 단골로 사용된다.
지난 21일 자살한 유니도 과도한 노출 의상과 선정적인 춤, 예전과 달라진 외모 때문에 인신공격성 악플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미니홈피에 악플러들에게 직접 당부의 메시지를 남길 정도로 악플에 노이로제 증상을 보였다는 게 주변 사람들의 전언.
악플에 시달린 것은 비단 유니뿐 만이 아니다. 최근 열애설에 휘말렸던 모 연예인은 "내 이름이 언론과 인터넷에 등장하면, 악플러들이 예전에 있었던 일들까지 끄집어내 인터넷에 악성 댓글을 단다"며 인터뷰조차 꺼렸다.
23일 재혼하는 개그우먼 이경실도 "인터넷 실명제를 하면 신고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 나를 잘 알지 못하는 분들이 왜 그렇게 악의적인 글들을 다는지 모르겠다"며 네티즌들의 악플에 안타까워 했다. 교통사고로 사망한 개그우먼 김형은도 사망 직후 악플러들의 댓글이 이어지며 가족들에게 상처를 안겼고, 네티즌들이 스스로 악플러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인터넷의 익명성과 속보성으로 인해 악플은 루머가 되고, 루머는 마치 사실처럼 철저하게 위장돼 온 국민에게 전달되는 것이 더 심각하다. 전문가들은 "보다 성숙한 인터넷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좀 더 강력한 인터넷 실명제를 실시하면 악플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아무리 익명성이 보장된다 하더라도, 연예인도 인간이니 기본적인 인권은 침해하지 말아야한다"고 밝혔다.
악플과 더불어 연예인들의 우울증에 대한 고충도 심각한 수준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연예인 80% 이상이 이미 우울증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인들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설 무대를 잃어버리는 것. 흔히들 관객들의 박수소리에 큰 쾌감을 느끼는 이들은 "그 맛을 잊을 수 없어 무대를 떠나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이 무대 중독증은 가수들에게 더욱 심각하다. 스타성이 중시되는 가요계에서 가수들의 활동 수명은 점차 짧아지고 있는 추세. 인기가 떨어지는 것은 한 순간이고 회복은 더욱 힘들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다가 무대 설 기회조차 잃어버리는 그들이 받을 정신적 타격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김정일 정신과 전문의는 "스타들은 일상 생활로 돌아왔을 때 일반 사람들보다 더 고립되고 단절된 생활 속에 우울증에 쉽고 깊게 빠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약물 중독자가 약물을 끊으면 발작 증세를 일으키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것.
인기에 대한 부담감도 크다. 최진실은 한 프로그램에서 출연해 "청춘 스타 시절 늘 주위의 부러운 시선을 받고 살았다. 연예인들에게 최고 행복한 순간이 전성기일 것 같지만 최고 자리에 있을 때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훨씬 심하다"며 "나 역시 인기가 언제 떨어질 지 모른다는 생각에 굉장한 정신적 불안감에 시달린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또한 인기에 예민한 개그맨들이 겪는 정신적 고통은 더욱 말 못할 수준이다. 인기는 아주 잠깐. 질질 끌었다가는 '식상하다'며 두 배의 비난을 받기 십상이라 개그맨들은 하루 하루가 초조함의 연속이다.
민성길 신촌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는 "우울증이란 감정은 굉장히 고통스럽다. 이런 감정에 사로잡히게 되면 벗어나기 위한 최후의 방법으로 자기를 파괴하는 쪽으로 선택을 하게 된다"고 경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