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진

하승진의 새 둥지가 NBA 하부리그인 NBDL 애너하임 아스날로 결정됐다. 1년 계약을 맺었다.

아쉽다. 올시즌 전 밀워키 벅스에서 방출된 뒤 NBA 진출을 모색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결국 NBDL로 연착륙했다. NBA로 가기 위한 과정이다. 하지만 하승진이 국내무대로 U턴할 것이라는 루머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하승진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눈물젖은 빵

NBDL에서 DL은 개발리그의 약자다. 국내에서는 NBA의 하부리그로 잘 알려져있다. NBDL은 동, 서부지구 각각 6개팀으로 구성돼 있다. 하승진의 소속팀인 애너하임 아스날은 2일 현재 6승9패로 서부지구 5위에 랭크돼 있다.

하승진은 NBA로 가기 위한 과정으로 NBDL을 택했다. 우선 팀에서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것이 급선무다. 그러기 위해서는 팀적응이 필요하다.

환경적인 조건은 좋다. 한인이 밀집한 LA지역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구단주 역시 재미교포다. 팀에서도 센터가 필요하다. 애너하임의 주공격수는 포워드 자와드 윌리엄스와 가드 안드레 오웬스다. 반면 특출난 센터가 없다. 파워포워드 코리 에드워즈가 경기당 평균 10.2리바운드로 골밑을 맡고 있다.

하승진이 많은 출전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삼일상고 졸업 이후 연세대에서 잠깐 뛰다가 곧바로 NBA에 진출했던 하승진의 가장 큰 약점은 부족한 경기경험이다. 일부에서는 NBA가 아니라 유럽리그에 진출했다 오는 게 기량발전에 더 좋다고 지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승진이 많이 뛸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된 셈이다.

◎하승진의 생각

하승진의 에이전트 존 킴은 "하승진이 이번 시즌 애너하임에서 뛰다가 시즌 도중 NBA로 진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가능성이 충분한 발언이다.

그러나 하승진의 노력이 필요하다. WBC(월드바스켓볼 챌린지)와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하승진은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 좀 더 세밀하게 보자면 경기력의 기복이 심했다. 경기 후반 체력이 급속히 떨어지는 약점을 보였다. 최부영 국가대표팀 감독은 "승진이가 기본적인 포스트 플레이를 하지 못하고 있다. 체력적으로도 전혀 준비가 안됐다"고 수시로 지적했다.

NBA의 대표적인 스타들은 비시즌에 몸을 완벽하게 만든다. 한창도 SBS 해설위원은 "NBA 간판가드 게리 페이튼은 비시즌동안 시애틀의 한 농구캠프에서 기본기를 익히는 연습을 매년 하고 있다. 거기에서 컨디션을 완벽히 조절해 시즌에 임한다"고 말했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NBA에서 풋내기나 다름없는 하승진은 앞으로 이룰 것이 더 많은 선수다. 철저한 준비가 아쉬운 대목이다. NBDL의 환경도 만만치 않다. 로어노크 대즐에서 뛰었던 방성윤은 "버스로 장거리여행을 하는 것과 햄버거로 끼니를 때울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승진에겐 NBDL에서의 적응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승진이 국내무대로 돌아올 것이라는 루머가 끊이지 않는 이유기도 하다.

- Copyrights ⓒ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