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가들이 가장 즐겨 던지는 질문 중의 하나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다. 누구는 바퀴라 하고, 누구는 전기라 주장한다. 다른 이는 문자라 하고 또 다른 이는 종이라고 거품을 문다.
독일 헬무트-슈미트 대학 교수로 근대사회사·경제학사·기술사를 가르치고 있는 저자는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101가지 발명품을 추린 뒤 해당 발명품들이 인류의 사회문화 전반에 미친 영향과 문명비판적 쟁점까지 살펴본다.
일례로 화학비료의 발달은 근대의 폭발적 인구 증가를 가능하게 한 밑거름이었지만 토양 노화와 수질 오염 등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비난받고 있다. 필기의 기계화 시대를 연 타자기의 발명은 놀랍게도 비서직과 타이피스트의 형태로 여성들의 사회진출 물꼬를 튼 일등공신이 된다.
공작기술의 처음이자 끝으로 평가 받는 접착제, 화석연료 시대의 개막을 알린 냉장고, 고층 건축술의 기술적 전제 조건인 엘리베이터, 가볍고 견고한 3세대 금속 알루미늄 등은 우리의 편협한 상식을 일깨우는 지적 자극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