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일주일새 사막이 바다로 변했다.

LG가 자고 일어나 보니 갑자기 투수왕국이 됐다. 며칠 전만 해도 숭숭 구멍이 뚫려 있던 마운드가 완벽한 리모델링으로 신장개업했다.

선발 로테이션-중간-마무리까지 이만큼 확실한 팀도 없다. 선발 로테이션은 지난 한 주 동안 완전히 다른 팀으로 변모했다. FA 박명환과 삼성 출신의 검증된 용병 하리칼라의 합류가 엄청난 힘이다. 이로써 박명환-하리칼라-봉중근-심수창-정재복(이승호)으로 이어지는 5인 선발 로테이션이 꽉 짜였다.

선발진이 비교적 좋은 팀으로 꼽히는 두산(김선우가 합류할 경우 김선우-리오스-랜들-김명제)이나 한화(류현진-문동환-정민철-송진우-새 용병) 등과 비교해 봐도 파워에서 더 낫다.

박명환은 아프지만 않다면 15승은 떼논 당상이고, 하리칼라 역시 성격이 다소 예민해 삼성에서 버림받았지만 용병답지 않은 칼 같은 제구력을 앞세운 구위는 여전하다. 박명환은 "구단이 부상 방지를 위한 재활 프로그램을 확실히 마련해 줬다. 더 이상 부상으로 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봉중근은 최근 피칭 훈련에서 직구 시속이 147㎞까지 올라가 타고난 제구력이 맞물린다면 내년 시즌 큰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 2006시즌 마운드가 붕괴된 틈을 타 부쩍 자란 정재복과 심수창은 8개 구단 최강 수준의 4, 5선발감이다.

중간에는 경헌호 김민기 김기표 등이 버티고, 선발 요원이던 왼손 이승호가 롱릴리프로 변신할 수도 있다. 경헌호와 김민기는 최근 수년간 선발과 중간, 마무리 왔다갔다하며 안정을 찾지 못하다가 내년 시즌에는 확실한 중간 요원으로 훨씬 안정감을 찾게 된다. 역시 2006시즌 급부상한 마무리 우규민은 흔치 않은 사이드암 마무리인데다 이제 막 기량이 피어나기 시작한 단계여서 체력이나 구위가 향후 수년간 정상급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 시절 선수를 뺏기는 것에 이력이 나 있던 김재박 감독은 불과 일주일새 확 달라진 투수력을 보고 "원하는 대로 팀 전력이 꾸려져 기쁘다"며 쌍둥이 부활의 원동력을 마운드에서 찾을 희망에 부풀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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