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살된 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Litvinenko)가 독극물에 중독되던 당일 들렀던 런던 호텔 바의 직원 7명에게서도 상당량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 검출된 방사성 물질은 리트비넨코가 중독됐던 폴로늄 210. 이에 따라 경찰은 리트비넨코가 이 호텔 바에서 독극물에 중독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영국 더 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리트비넨코는 지난 11월 1일 갑작스런 복통으로 병원으로 이송되기 수시간 전 런던 밀레니엄 호텔의 외국인 상대 고급 술집인 ‘파인 바’에서 드미트리 코프툰(Kovtun), 안드레이 루고보이, 뱌체슬라프 소콜렌코 등 옛 FSB 동료 3명을 만났다. 런던 경찰은 “바의 직원 7명 외에 리트비넨코가 그날 사용한 유리잔에서도 폴로늄이 검출됐다”며, “호텔 바가 암살장소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리트비넨코는 독극물에 중독된 뒤 입원 치료를 받았으나 11월 23일 숨졌다.
경찰은 또 밀레니엄 호텔 4층의 한 객실에서도 다량의 폴로늄을 검출, 이 방에 묵었던 러시아인이 암살자일 것으로 보고 추적 중이다. 앞서 리트비넨코가 호텔 바에 가기 전 이탈리아인 스카라멜라를 만났던 일식당에서도 폴로늄이 검출된 바 있다. 이는 일식당에서 리트비넨코 암살 시도가 1차 실패한 뒤 범행 장소가 호텔 바로 변경됐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한편 리트비넨코가 만났던 동료 세 사람 중 암살 연루 용의자로 의심받아 오던 코프툰이 방사성 물질 중독으로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이 7일 보도했다.